(사진출처: http://www.nasa.gov/ )
2월 녹색문명 공부모임을 공지합니다.
- 일시: 2월 16일(토) 오후 2시-6시 (14-18시)
- 장소: 길담서원
- 제목: 빛과 에너지와 생명
- 발표: 김재영(自硏 自然)
유의하실 점은 2월 2일이 아니라 16일에 모인다는 것입니다.
제목과 내용에서 작년 말에 함께 의논할 때와 지난 1월 모임 때 말씀드린 것과 약간 차이가 생겼습니다.
원래 에너지 개념의 역사적인 맥락을 짚는 것을 목표로 삼았는데, 에너지 자체만으로 하자면 생각보다 덜 흥미로울 수도 있고 덜 유익할 수도 있으리라는 염려가 들었습니다. 마침 산지기님과 한참 이야기했던 것도 있고 해서, 제목을 조금 바꾸었습니다.
원래 "빛과 생명"은 작년 5월에 산지기님이 발표를 해 보려 했던 주제였는데, 제가 그 때 거기에 손을 좀 보탠다고 아래의 글을 썼었습니다.
빛과 생명, 보어의 1932년 강연 그리고 ...
1932년 양자역학의 창시자 중 하나인 덴마크의 닐스 보어가 "빛과 생명"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코펜하겐(쾨벤하운)에서 한 것이 분자생물학의 첫 단추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우연히도 처음 '에너지'라는 말을 만들어 사용한 토머스 영의 공식적인 직업은 의사였고, 영의 가장 중요한 업적 중 하나가 시각, 즉 보는 것의 메커니즘을 밝힌 것이었습니다.
애초에 제가 접근하려던 방향이 물리학적 에너지 개념과 생물학적 에너지 개념을 비교하여, 우리가 직면해 있는 에너지 문제와 연결시켜 보려던 것인데, 자연스럽게 이 세 가지 에너지와 직접 맞닿아 있는 '빛'을 핵심으로 삼게 되었고, 또 자연스럽게 이를 '생명'과 붙여 보는 것이 여러 모로 의미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양자역학이라는 것이 생겨나게 된 맨 처음의 단추 중 하나가 전구의 발명이라는 점은 의외로 자주 거론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전구를 처음 발명한 것이 그 유명한 토머스 에디슨이 아니라 영국 뉴캐슬 지역에 살았던 조젭 스완이라는 것도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세상을 바꾸어 놓은 전구가 사실 인공적인 빛을 만들어낸 것이라는 점을 떠올려 보면, 이 또한 '빛'이라는 키워드에 적합한 이야기가 됩니다.
관련된 다큐멘터리가 있어서 올려 놓습니다. 영국 BBC에서 제작한 것인데 제목은 Light Fantastic입니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저명한 과학사학자 사이먼 섀퍼가 원고를 쓰고 나레이션까지 맡아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4부작인데 유튜브 링크는 아래와 같습니다. 특히 3부가 제가 발표할 내용과 연결됩니다.
Light Fantastic
4/4 - Light, the Universe and Everything
얼마 전에 제가 종종 보는 케이블 TV 채널에서 흥미로운 다큐멘터리를 보여주었습니다. BBC에서 만들어서 2011년 1월에 방영한 Horizon 시리즈 중 하나인데, 제목이 "What is One Degree?"(1도가 뭐지?)입니다. 아주 흥미롭더군요. 게다가 제가 발표하려고 하는 얘기와도 많이 통해서 혹 시간 나시면 이것도 한번 보시면 좋겠다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지적 재산권 문제로 유튜브에서는 볼 수 없네요.
온도 1도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그러면서 정말 근본적일 수 있는
이야기가 나오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한국어 자막이 없고 물리학 이야기가 빠르게 지나가서 어쩌면 좀 쉽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다큐멘터리의 화자는 영국 캐번디시 연구소에서 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나중에 코미디언이 된
벤 밀러라는 사람이 맡았습니다.
이야기는 온도 1도가 뭘까, 하는 질문에서 시작하여 케임브리지 대학의 마이크 페퍼 교수, 장하석 교수 등 여러 사람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British Society of Scientific Glassblowers, National Physical Laboratory 등 여러 기관을 찾아가서
직접 실험도 하고 뭔가를 만들어 가면서 온도의 의미를 찾아가는 방향으로 이어집니다.
모임에서 제가 간단한 내용을 소개하도록 해 보겠습니다.
추가: 빛과 생명을 함께 말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광합성 이야기를 상세하게 하지 않을 수 없어서, 다소 무리가 될 수 있겠지만, 광합성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를 포함시켰습니다. 길담서원에서는 동영상을 보기가 어려울 터이므로, 미리 한번 동영상을 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Photosynthesis by Craig Savage
http://www.youtube.com/playlist?list=PL7337FC1DAC3E3E07
위의 영상은 다섯 편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 광합성에 대한 종합적인 강의입니다.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아주 명료하고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유익합니다.
The NDSU Virtual Cell Animation Project presents 'Photosynthesis - The Light Reactions'
http://www.youtube.com/watch?v=hj_WKgnL6MI
광합성의 '명반응' 부분을 그럴싸한 (실재와 비슷한) 그림을 동원하여 잘 만든 해설용 동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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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를 위해 발표 자료를 첨부해 두었습니다.
파일 이름 끝이 4bw 인 것은 한 페이지에 슬라이드가 4장 들어가면서 흑백인 것이고, 4c는 슬라이드 4장에 컬러입니다. 6c는 한 페이지에 슬라이드가 6장 들어가면서 컬러입니다.
시간이 허락하면 종이로 인쇄해서 들고갈 수 있도록 해 보겠는데, 열차 시간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준비 많이 했으니까 시간 되시는 대로 꼭 참석해 주시길 바랍니다.
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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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2013.01.23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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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쏭
2013.01.28 12:18
첫째 다큐 제목이 '빛이 있으라' 군요.
두번째도 세번째도 제목이 의미심장ㅎ한데요.
분명 자막은 없을테지만 재미있겠는데요.
저는 다큐를 보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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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3.01.28 21:42
눈사람님/ 따로 쉽게 미리 읽어볼 수 있는 책은 별로 없구요. 광합성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많긴 합니다. 하지만 뭐 굳이 읽어보실 필요는 없구요. 오히려 추천해 놓은 다큐멘터리를 한번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해피쏭님/ 성서의 첫 구절이 바로 "빛이 있으라"이니 기독교 문명에서는 도무지 피할 수 없는 제목이었을 것 같습니다. 제가 한국어 자막을 만든 게 있습니다. 영어 자막도 있고 좀 어설프지만 한국어 자막도 있습니다. 해피쏭님과 눈사람님에게 다큐멘터리 파일과 자막을 보내드릴 게요.
혹시 이 다큐멘터리 파일과 자막 받고 싶으신 분은 댓글 남겨 주시거나 제게 연락 주세요. 파일은 커서 대용량 파일 첨부로 보내야 할 것 같은데, 첨부에 시간이 걸려서 한꺼번에 보내는 게 좋겠습니다. 며칠 기다려 보구요. 그 뒤에 파일 보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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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2013.01.29 09:39
와! 고맙습니다~ 근데 자막을 받으면 다 보고 가야하는 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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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
2013.01.29 15:51
저도 슬쩍 전송 목록에 넣어주셔요. 고맙습니다! ^^ 참,이메일은 jooheekim11@gmail.co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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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쏭
2013.01.30 10:56
왕~ 자막을 보내주신다구요.
고맙습니다. 벌써 보냈셨는지 모르겠군요.
있다가 확인해보겠습니다.
몇편 보긴 했어요.
피타고라스, 데카르트를 영어식으로 어떻게 읽는지 궁금했는데
흠 ~ 잘 들었습니다.
저는 ' 빛이 있으라'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멋있죠. 어떤 책에는 빛 곧 로고스를 말한다고 해석하기도 하지만
그냥 말그대로 빛을 말한다 해도 탁월하다고ㅜ생각됩니다.
Let there be~의뉘앙스도 정말 탁월하구요.
잘보겠습니다.^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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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쏭
2013.01.31 10:28
아직 안보내신 것 같은데
자세히 읽어보니까 파일도 보내신다고 되어 있는데
그냥 자막만 보내주시면 되지 않을까요?
유튜브로 봐도 전혀 불편하지 않아요.
오히려 파일이 있으면 저장해야 해서 더 불편....
자막은 문서로 궁금할때 보면 되니깐 더 편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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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3.02.02 00:18
ㅋ 죄송합니다. 아직 더 받을 분이 있을까 하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리고 요즘 계속 '고등과학원'이란 곳에서 열리는 세미나, 학술대회, 워크숍 같은 데 다니느라 집에 붙어 있지를 못하고 열차를 많이 타게 되었어요. 조금 더 기다려 보다가 이번 주말에 파일 보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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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2013.02.09 17:32
라이트 환타~스틱, 정말 재밌네요! 오늘에야 보기 시작해서, 2부 보는 중간에 일을 해야해서 끊어야만 했던. 현재까지는 타.이.코 브라헤와 이슬람의 음... 이름을 벌써 잊어버린 감옥에 십 수 년 갇혀있던 분이 가장 인상적이네요. 뉴우튼 역을 맡은 사람은 연기를 너무 잘 해서 인상적.
처음에는 진행자의 치아구조에 매우 신경이 쓰였는데, 좀 보다보니 왠지 친근한 것이 해리포터에 나왔어도 잘 어울릴 것 같은 마스크. 우리나라같았으면 치아교정하기 전에는 출연불가였을 것만 같은... ^^;
재밌는 다큐 소개해주셔서 감사. 다 보고 모임에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 안 보신 분들, 꼭 보세요~ 아주 재밌습니다! 강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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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쏭
2013.02.11 15:31
네 정말 재미있고 유익한 비디오였어요. 제도 보면서 해리포터 친구로 나온 애 이름은 까먹었는데, 걔가 커서 어른이 되었다면 꼭 그 사람처럼 되었겠다하면서 보았답니다. 해리포터를 공통적으로 떠올렸다니 재미있는데요... BBC는 다큐를 진심 잘만드는 것 같아요. 단연 독보적이라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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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2013.02.11 17:31
론입니다. ㅋㅋㅋ 그래도 론이 더 잘생기고 귀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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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3.02.11 23:35
10세기 이슬람에서 빛에 관한 책으로 유명한 이븐 알하이탐은 흔히 알하센(Alhacen) 또는 알하젠(Alhazen)이라고 합니다.이름을 제대로 다 쓰면 أبو علي، الحسن بن الحسن بن الهيثم (알리 하산 이븐 알 하산 이븐 알 하이탐)이 됩니다.
http://www.ibnalhaytham.net/ 에서는 아예 인류 최초의 과학자라고 칭송하고 있죠.
진행자는 아주 저명한 과학사학자입니다. 처음 학회에서 만났을 때의 이미지는 그 유명도와 너무 안 어울리는 복장이어서... 낡은 청바지에 아주 두꺼운 안경을 끼고 참... 거의 '강마에' 수준의 까칠하고 엄격한 성격으로 악명이 높다고 합니다. 요즘은 아니라고 합니다만... 해리포터...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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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3.02.12 15:47
이븐 알 하이탐의 책 "빛에 관한 책" (Kitāb al-Manāẓir كتاب المناظر)을 보면 시각(vision)이나 광학에 대해 매우 정교한 논의를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과학적 방법의 효시를 엿볼 수 있구요. (http://en.wikipedia.org/wiki/Alhazen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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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2013.02.13 11:49
오.. 정말 아름답네요.. 아랍어, 정말 아름답습니다..
(보니까 생각나네요. 물론 짧은 이름, 알하이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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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3.02.13 14:37
아랍어를 아름답다고 하시는 걸 보니, 아랍어를 배운 적이 있는 거 아닌가요? ^^ 특히 아랍어 서예는 정말 예술적이죠.
그런데... "알 하이탐"인지 "알 하이쌈"인지가 헷갈립니다. 아랍어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네 번째 글자인 ث 는 'ㅅ'으로 옮기게 되어 있고, 또 현대 아랍어에서는 이 글자가 거의 영어의 th 무성음처럼 발음된다는 것을 읽었는데, 예전에 조금 배우려 할 때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ㅌㅎ'에 더 가까운 발음 같았거든요.
눈사람님은 정답을 아실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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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in
2013.02.13 20:13
빛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제 직업이긴 합니다만...
빛에 대해 깊게 생각할 기회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빛은 대부분의 모든 에너지원에 대해 논리적으로 앞선다고 생각합니다.
생명도 마찬가지 일까요? 최초의 생명체(또는 비슷한 것)이 빛으로 부터 나왔다는 몇십년전 가설이 지금은 훨씬 설득력을 갖추고 있나요?
하여간 궁금한 것이 참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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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3.02.13 22:46
Lain님의 궁금증은 저의 궁금증이기도 합니다. 제 발표가 Lain님의 궁금증에 얼마나 속시원한 답이 될지 염려가 되기도 하지만, 빛과 생명과 에너지의 관계는 참 신비합니다. 아주 오래 전 사람들은 빛을 먹고 살았다고 합니다. 그 사람들은 '무게'라는 것이 없었는데, '지비'를 먹게 되면서 몸이 무거워졌다고 합니다. 인도 고대 철학에 나오는 이야기죠.
이번 주 토요일에 충분히 재밌는 얘기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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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3.02.15 14:10
공지 내용을 조금 추가했습니다. 광합성에 대해 얘기를 할 생각입니다. 제 전문분야의 특성상 과학사 이야기가 꽤 나옵니다. 동시에 광합성의 명반응, 전자전달계, 캘빈 회로 같은 이야기도 나옵니다. 링크해 둔 동영상을 한번 훑어보고 오시면 이해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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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3.02.16 03:20
제목을 "빛과 에너지와 생명"으로 고쳤습니다. '생명'이 결론부로 가는 게 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처음 공지할 때까지도 제목 고치는 것을 잊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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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3.04.01 14:00
펭귄의 놀라운 진화입니다. 이전에 시인처럼님과 눈사람님에게는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한번 영상을 보시죠. (유튜브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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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2013.04.01 15:24
네.. 속은 적이 있습니다. ㅋㅋㅋ 너무 잘 만들었다는~
16일을 빨간색으로 해놓으셨네요. ^^ 저는 대환영입니다. 자료집 준비 시간으로 일주일을 벌었으니까요. ^^;;;
생물학적에너지와 물리학적에너지라, 신선한데요?! 근데 '빛과 생명과 에너지'하니까 무슨 사*비종교 느낌이... ㅋㅋㅋ
그리고 이번 주제와 관련해서 정말 쉽게 읽을 수 있는 책 추천 부탁드려요. 그런 책이 있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