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 in Life 여덟 번째 모임
2010.11.24 00:03
Mind in Life 여덟 번째 모임은 12월 2일(목) 7시 길담서원입니다.
지난번에 다하지 못한 6장 '생명체의 철학'을 마무리하고 아마 7장으로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7장의 제목은 Laying down a path in walking입니다.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걷다 보니 길이 만들어지고" 쯤 될까요?
바로 "오솔길"이 떠오르는데요. 어쩌면 오솔길님이 필명을 정하신 것과 일맥상통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 구절은 프란시스 바렐라가 1992년 톰슨이 편집한 [가이아, 앎의 길: 새로운 생물학의 정치적 함의]에 실은 논문에 나온다고 합니다. 원래는 스페인의 시인 안토니오 마차도의 싯구인데, 바렐라가 이 시를 영어로 번역하여 논문에 실은 모양입니다.
The phrase "laying down a path" is from an article by F. Varela (1992) titled Laying down a path in walking. In W. I. Thompson (ed.). Gaia, A Way Of Knowing: Political Implications of the New Biology (Hudson, NY: Lindisfarne Press). Originally from a poem by A Machado in Proverbios y Cantares, 1930 which Varela translated into English.
[http://www.ccfi.educ.ubc.ca/publication/insights/archives/v03n01/fels.html#2]
원래 싯구를 찾아 봤더니 이렇습니다.
PROVERBIOS Y CANTARES - XXIX
Caminante, son tus huellas
el camino y nada más;
Caminante, no hay camino,
se hace camino al andar.
Al andar se hace el camino,
y al volver la vista atrás
se ve la senda que nunca
se ha de volver a pisar.
Caminante no hay camino
sino estelas en la mar.
http://www.poesia-inter.net/amach164.htm
http://www.rinconcastellano.com/biblio/sigloxx_98/amachado_prov.html
http://www.panhala.net/Archive/Proverbios_29.html
http://www.panhala.net/Archive/Proverbios_XXIX.html
http://blog.ohmynews.com/inthebeing/151828
http://blog.naver.com/jobnomad/80047499876
한국어 번역을 찾아보니까 '여행자'라고 나오는데, 그보다는 '나그네'가 나을 것 같습니다.
나그네
안토니오 마차도
나그네여, 당신의 발자국이 바로 길,
본래 그것 말고는 없다네.
나그네여, 아무런
길이 없어도
길은 만들어진다네, 걷다 보면.
걸으면서 당신은 길을 만든다네.
그리고 당신이 멈춰서 뒤돌아보면
그 길이 보인다네
결코 다시는 밟지 않을.
나그네여, 아무런 길도 없다네
바닷가에 포말 자국뿐
(천국으로 가는 시 中)
어쩌면 몇 년 전부터 '생명철학 공부모임'에서 함께 읽은 [들뢰즈의 생명철학] 그리고 [싹트는 생명]이 많이 연관될 것으로 보입니다.
제 자신은 2005년쯤에 '발생계 이론'을 처음 접했고, 그 뒤에 바이스만의 논의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역시 이번 장에서는 진화와 발생이 중점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기대가 됩니다.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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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2010.11.2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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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然
2010.11.28 21:18
ㅋㅋ 제가 너무 심하게 공지를 했나요? "이렇게 쓴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요즘 신문은 잘 안 보고 양자역학만 무지무지 공부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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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라 함은 지난 모임 때 뭐 했고 이번 모임에는 뭐 할 예정이라는 내용이 있는 자세하고 친절한 "궁극의 공지"라고나 할까요?? ㅋㅋㅋ 제가 했으면 올리나마나 한 날짜, 시간, 장소만 댕그라니 올렸을 거라는.. ^^;;
사실은 며칠 전에 제가 하려다가 저의 무지를 급깨닫고 글창을 닫았지요...
그나저나 자연형이 "무지무지" 공부를 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일지 상상이 안가는군엽. 설마 24시간.... ^^:;
[들뢰즈의 생명철학], [싹트는 생명]이 연관이 있다면, 저는 그걸 좀 보고 갈까요?
전에 모임에서 할 때 못 읽기도 했지만, 한글이니.
그리고 저도 '기연'에 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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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문학적 감성이 날로 깨어나시는군요.
더불어 학문적 깊이도 날로 깊어지시는군요.
(스고이)
역시 번잡한 서울을 벗어나서인가요?
그나저나 저는 몽땅 까먹어서
모레 참석하려면 브레인셋팅을 다시 해야겠어요.
(다이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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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2010.12.01 10:01
벌써 다녀오셨군요. 근데 싱가포르인 줄 알았는데, 일본으로 바뀌었나요? ㅋㅋ
저도 꿔다놓은 보릿자루마냥 쭈그리고 있지 않으려면 좀 들여다봐야할 듯. 해피쏭님, 간바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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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然
2010.12.02 13:14
그러고 보니 인사가 늦었습니다.
happysong님 싱가포르(아, 일본이었나요? ^^ ) 잘 다녀오셨나요?
뭔가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인데, 오늘 모이게 되는군요. 여유 없이 있다 보니 깜빡 할 뻔 했습니다. ^^
저녁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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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그러게요님도 오시고 해서 6명이 자리를 꽉 채워서 공부했네요.
저는 괜히 몸살도 나고 해서 가나마나 했었는데
참석하길 잘 한 것 같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enactive가 연기라고 생각한 것은
뭐 곰곰히 생각한 것은 아니고
아침에 잠에서 깨어날 무렵에 enactive가 연기라는 생각이 번뜩 든 것입니다.
이런 식이죠
눈이 떠지면서 "뭐야 인액티브가 연기잖아"
(기연이라고 써도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하며 오히려 기쁘게 생각합니다 ^-^)
어제도 공부모임 마치고 몸살이 계속되고 해서
비몽사몽으로 자는데
"걷다보니 길이 생기고" 에 대한 관점이 명확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얼른 후기를 적어봅니다.
이게 꿈과 같아서
재빨리 복기하지 않으면 잊어버리는 성질이 있거든요.
걷다보니 길은 생기고 라는 메타포도 길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길은 길인 것이죠.
다만 길이 왜 생겼을까? 그 이면을 보는 것이죠.
유전자중심주의라든지 하는 주류의 견해는 길을 보는 것이죠.
길은 정해져 있고 따라가야 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죠.
이것도 틀린 말은 아니지요.
길은 길이니까요.
길이라는 것은 굉장히 강한 것이죠. 무엇이 길인가를 탐구하는 것이 주류가 되고 많은 사람이 몰리고 두드러지는 것은 아주 당연한 것 같습니다.
그에 비해 길이 왜 생겼을까? 걷다보니 생겼다는 것은 어찌보면 별 소득이 없는 말일수도 있어요. 굳이 따지자면 길을 대하는 태도가 유연해지는 장점이 있겠지요. 이것도 굉장한 소득일 수 있는데 길은 무엇이다라고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소득과는 좀 다를 것입니다.
우리는 길은 왜 생겼을까 하는 질문에 매달리면서 알게 모르게 길은 무엇이다라고 했을 떄의 소득을 기대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 지점에서 공부에 대한 회의나 갈등이 생기는 것도 같습니다.
몸과 마음의 이분법에 대한 문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게요님이 시크릿 가든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가 여담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간 부분인데요.)
mind in life라 해도
몸은 몸이고 마음은 마음인 측면은 여전히 있는 것입니다.
마음이 다 몸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왜 이 마음이 생겼을까하는 이유를 줄 수 있을 지는 모르지만 여전히 마음은 마음이고 몸은 몸인 것이지요. 그리고 그 생긴 마음은 몸에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마치 생겨난 길처럼. 다만 우리는 그러한 공부를 통해 마음에 메이지 않는 유연한 시선을 가질 것만을 기대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생각을 해나가다보면
학문이 발전한다는 것이 이것은 틀리고 저것은 맞다 라는 식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비약이고 주제가 넘는 생각이기 때문이에 이 즈음에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다시 무의식의 세계로
go! go!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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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싱가폴을 다녀왔고
일본영화를 보다보니
일본말이 귀가에 맴돌아서
.....
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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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然
2010.12.03 13:27
몸살이셨군요. 왜 저는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을까요? 저의 둔감함을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길...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열심히 발제를 하시게 했네요.
제가 너무 나댔는지, 결국 간신히 절반 정도 한 셈입니다. 다음 모임이 바로 한 주 뒤로 잡혔으니 이어서 가면 될 것 같습니다.
길이라는 게 왜 그리고 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문제가 재미있습니다. 사실 道라고 부르는 것도 원래는 '길'을 의미하죠. 도덕(道德)이나 윤리(倫理)도 결국 '길'의 문제인데, 길이 먼저 생긴 것인가, 아니면 길을 걸은 사람이 먼저인가 하는 문제는 닭과 달걀과도 같아서 어느 것이 먼저라고 말하는 것이 힘들어 보입니다.
마음의 과학 내지 인지과학을 공부하면서 제가 빠져들고 있는 생각은 몸과 마음을 분리하는 것이 애초에 가능하지 않다는 쪽입니다. 굳이 말하면 스피노자라고 할까요. 그런 점에서 드라마 '시크리트 가든'에 나온다는 얘기는 구태의연한 데카르트적 사고에 갇혀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식상한 스토리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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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然
2010.12.03 14:54
어제는 8장을 안 본 상태로 갔었는데, 8장을 훑어보니까 어제 하던 얘기와 우리가 궁금해 하는 문제가 상당히 잘 다루어져 있습니다. 특히 제가 언급한 '좀비 문제'와 위에서 happysong님이 상세하게 적으신 몸-마음 문제가 생명-마음 문제로 조금 바뀌어 서술되어 있습니다.
또 맨드비랑이 말한 '존재감'(le sentiment de l'existence) 내지 상티망드레시스텅스가 흥미로운 울림을 줍니다. 다음 모임도 기대가 많이 되네요.^^
변명 하나, 제가 공지글 절대 안 올리는 이유가 이렇게 못 쓰기 때문이랍니다.. ^^;;
공지 고맙슴다~ ^^
요즘 착잡하네요. 자꾸 신문만 들여다보게 되고... 다음 주에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