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담서원 과학콘서트: 철학적 물음에 현대과학이 답하다
2014.07.01 13:23
어제 산지기님과 전화통화를 했는데, 길담서원에서 제가 강의를 하기로 한 것을 우리 녹색아카데미 홈페이지에도 올려야 하지 않겠냐고 하시더군요. 좀 쑥스럽긴 하지만, 정보 차원에서 상세한 내용을 올려 둡니다.
이 강의는 산지기님이 첫 단추를 열었고, 지난 6월 초부터 4주 동안 장회익 선생님께서 온생명론을 비롯한 현대과학에 대한 성찰을 강연하셨습니다. 저는 장회익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의 보충 내지 해설 내지 주석 수준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려고 합니다.
원래는 이 강의를 녹색아카데미 차원에서도 함께 도모하자는 아이디어가 있었는데, 가장 그 아이디어를 정열적으로 추진하시던 이모작님이 요즘 여유가 없으신 상황이셔서, 제가 미처 이모작님과 상의도 드리지 않은 채, 길담서원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인 것이었습니다.
혹 여유나 상황이 되시면 한번 와 보셔도 좋을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살짝 스칩니다.
상세한 것은 아래 링크에 들어가 보시면 되겠습니다.
길담서원 과학콘서트
김재영 (녹색아카데미 연구원)
철학적 물음에 현대과학이 답하다
이 강의는 19세기 빅토리아 시기 영국에서 유행했던 과학콘서트처럼 최신의 현대과학을 다룹니다. 그렇다고 현대과학개론처럼 여러 복잡하고 정교한 이론들을 옴니버스 식으로 소개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현대의 과학이론들이 지니는 자연철학적 함의와 그 존재론적 기초를 진지하게 탐구하는 데 주안점을 둠으로써, 전체적인 틀을 음미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이 강의에서 다루어지는 자연철학적 물음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시간이란 무엇인가? (2) 공간이란 무엇인가? (3) 실재란 무엇인가? 실재와 실재가 아닌 것 사이의 본질적 차이는 무엇인가? (4) 궁극적 실체는 어떤 모습과 특성을 지니는가? 궁극적 실체는 단일한가? (5) 세계는 결정되어 있는가? (6) 우리는 세계를 어떻게 알 수 있는가? (7) 몸과 마음의 관계는 무엇인가? (8) 물질, 생명, 의식의 관계는 무엇인가? (9) 인간과 기계는 어느 정도까지 구별될 수 있는가? (10) 과학이론들의 통일ㆍ융합ㆍ통섭은 가능하거나 바람직한가? (11) 모든 것의 이론은 무엇인가?
강의는 핵심적인 주요 쟁점에 초점을 맞추어 슬 라이드와 동영상 등 가능한 시각자료를 최대로 사용하여 이해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려 합니다. 또한 편안한 토론과 질의응답을 통해 현대인이 알아야 할 자연철학의 물음들에 한발 더 다가가려 합니다. 기하학을 몰라도 이 문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강의 내용
(1) [7/8(화)]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2) [7/15](화) 세계는 결정되어 있을까?
(3) [7/22(화)] 시간과 공간은 어떻게 시공간이 되었을까?
(4) [7/29(화)] 공간과 우주는 어떤 모습일까?
(5) [8/5(화)] 모든 것의 이론은 가능하거나 바람직할까?
(6) [8/12(화)] 포스트휴먼은 이미 와 있는가?
상세한 내용
(1)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궁극적 실체: 아르케와 원자와 기본입자
궁 극적 실재의 문제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심각한 것이었다. 고대 그리스 자연철학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던 것은 아르케(원질)의 문제였다. 18세기의 화학적 원자(atom)와 19세기 기체이론에서의 분자(molecule)를 거쳐 현대 입자물리학은 기본입자 또는 소립자(素粒子)를 말한다. 쿼크와 렙톤과 힉스 입자라는 낯선 이름은 궁극적 실재에 대해 무엇을 말해 줄까?
(2) 세계는 결정되어 있을까?
주사위를 던지는 신: 결정론과 양자역학의 해석
19 세기 초 라플라스가 말하던 결정론적 세계관은 확률과 통계의 도입을 통해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혼돈이론이라고도 부르는 비선형동역학은 결정론을 포기하지 않았지만, 20세기 내내 철학적 사유에서 심각한 문제를 던져 온 양자이론의 해석은 다시 결정론의 문제에 불을 붙였다. 양자역학의 역사적 전개와 더불어 보어와 아인슈타인의 논쟁을 이해함으로써, 결정론의 문제를 매개로 “신이 주사위를 던지는가?”라는 질문의 의미를 이해하고자 한다.
(3) 시간과 공간은 어떻게 시공간이 되었을까?
시간의 측정과 동시성: 아인슈타인과 베르그송
시 간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시간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시간은 어떻게 측정할까? 시간의 단위는 어떻게 결정될까? 특히 시간의 동시성은 근본적으로 가정해야 하는 관념일까, 아니면 규약적으로 약속할 수 있는 관념일까? 이러한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중심으로, 동시의 상대성, 쌍둥이 역설, 시간여행 등을 다룬다. 나아가 시간과 공간이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시공간 연속체로 통합되어 있다는 관점을 상세하게 검토한다. 또한 지속(duree)의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과 아인슈타인이 만나는 순간을 음미해 본다.
(4) 공간과 우주는 어떤 모습일까?
뉴턴-라이프니츠 논쟁과 일반상대성이론
공 간의 실재성에 관한 뉴턴과 라이프니츠의 논쟁을 시작으로 삼아, 상대성이론의 공간의 이해가 공간의 실재성에 관한 전통적 논의에 어떻게 새로운 혜안을 가져오는지 살핀다. 인류가 만든 가장 난해한 이론이라는 일반상대성이론의 핵심을 살피고, 이를 확장하여 우주론의 기본 문제를 다룬다. 빅뱅우주론에서 멈추지 않고 최신의 급팽창우주론과 가속팽창 및 암흑물질의 문제도 다룬다.
(5) 모든 것의 이론은 가능하거나 바람직할까?
환원주의와 창발성의 문제
전기와 자기, 물질과 상호작용, 상호작용들의 통일이론 등과 같은 통합적 이론들을 살핀다.
흔 히 ‘만물이론’(Theory of Everything, TOE)이라 부르는 몇 가지 이론(통일장이론, 끈이론, M이론)의 근본적인 성격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이론들 사이의 환원과 창발성(emergence)의 문제를 고찰한다. 윌리엄 휴월과 에드워드 윌슨의 컨실리언스(consilience) 개념의 차이를 중심으로 통섭에 관련된 논쟁을 살핀다.
(6) 포스트휴먼은 이미 와 있는가?
프로스테시스의 문제와 인지의 외화
인 간의 인지와 기억이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인간의 마음은 몸과 어떤 관계에 있을까? 몸과 마음의 관계에 대한 고찰이 인간의 미래에 대해 어떤 것을 말해 줄까? 물질-생명-의식의 관계, 특히 몸과 마음의 문제를 살펴본다. 사이버네틱스를 통해 인간과 기계 사이의 경계에 대해 다시 성찰하는 기회를 가지며, 인간은 맨 처음부터 기계였다는 ‘자연 사이보그 논제’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이를 통해 소위 ‘프로스테시스의 문제’를 명료하게 이해하는 기회를 삼는다. 앨런 튜링의 테스트와 존 설의 중국어 방 논변을 통해 몸과 마음의 관계를 깊이 있게 살펴보고, 포스트휴먼과 트랜스휴먼을 말하는 사람들의 견해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김재영 (녹색아카데미 연구원)
서울대 물리학과에서 물리학기초론으로 이학박사를 받은 뒤, 독일 막스플랑크과학사연구소연구원, 서울대 강의교수, 이화여대 HK연구교수를 거쳐, 서울대학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가르치고 있다.
저서: 뉴턴과 아인슈타인, 불확실한 세상, 과학윤리특강 등
역서: 또 다른 교양, 일반인을 위한 일반상대성이론, 현대생물학의 사회적 의미, 새로운 뇌 과학, 인간의 인간적 활용 등
[출처] 카페 대문 (길담서원) |작성자 뽀스띠노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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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4.08.21 14:39
사실 길담서원 과학강의는 녹색아카데미와 연합으로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었을 터인데, 이번에는 여건이 좋지 않았습니다. 연합이라고 해도 특별히 다른 것은 없고 함께 진행한다는 차원이죠.
실상 세 번에 걸친 과학강연회가 있었는데, 첫 번째가 산지기님의 강연이었고, 두 번째가 장회익 선생님의 연속강연이었습니다. 저는 거기에 뒤이어 세 번째로 6주에 걸쳐 강연을 했습니다. 다행히 전체적인 성과과 응답이 매우 좋습니다.
강의 마지막 날 산지기님이 "시민과학" 이야기를 꺼내셨는데, 거기에 호응이 좋아서, 강연회의 결과를 더 발전시키는 맥락에서 "시민과학 동무모임"을 하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호응이 커서 9월부터 매월 셋째 토요일 3시에 길담서원에서 "시민과학 동무모임"을 하기로 했습니다.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녹색아카데미 녹색문명공부모임이 매월 둘째 토요일인데, 여유가 되시는 분들이 함께 하시면 셋째 토요일에도 또 뵐 수 있겠습니다. 어떠신가요? ^^
어찌... 자유게시판에 올려놓으셨네요.
우리가 늘 공짜로 강의를 듣고 있었다는 생각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