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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아카데미

봄이 무르익으면 여행가요~

2009.03.28 22:19

녹스 조회 수:6042

봄되면 여행가요~
물속에 나무가 잠겨있는 주산지에 가보고 싶은데요.
어떠세요? 예전에 녹색에서 한번 가셨었다는 소문도 있지만.

산지기님의 표현을 빌자면,
버드나무의 어린 녹색의 나뭇가지가 늘어져
물속에 잠기는 모습이 장관이라던데요.
그 즈음이... 아마도 4월 중순이라는데요.
어떠셔요?

경북 청송이면 쩜 멀긴하죠?

어쨌든, 제가 좋아하는 시인 반칠환의
주산지에 대한 시를 옮겨봤습니다.
다들 업 되시라고~ ^^



주산지 왕버들 / 반칠환


누군들 젖지 않은 생이 있으려마는

150년 동안 무릎 밑이 말라본 적이 없습니다

피안은 발 몇 걸음 밖에서 손짓하는데

나는 평생을 건너도 내 슬픔을

다 건널 수는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신은 왜 낙타로 하여금

평생 마른 사막을 걷도록 하시고,

저로 하여금 물의 감옥에 들게 하신 걸까요

젊은 날, 분노는 나의 우듬지를 썩게 하고

절망은 발가락이 문드러지게 했지만,

이제 겨우 사막과 물이 둘이 아님을 압니다

이곳에도 봄이 오면 나는 꽃을 피우고

물새들이 내 어깨에 날아와 앉습니다

이제 피안을 지척에 두고도 오르지 않는 것은

나의 슬픔이 나의 꽃인 걸 어렴풋이

알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 시인세계 2008 여름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