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의 뇌 3차 모임 후기
2009.11.05 02:10
지난 모임 후기를 올려야 하는데 너무 늦었죠?
모두 글을 많이 올리셨네요.
공부모임 이후 아직 일주일은 안 지났죠?
근데 아주 엣날일처럼 느꺼지는군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오늘 빨리 써야겠군요.
댓글이 너무 길면
뭔가 균형이 안맞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여기에 새로 쓰겠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제가 모임 이후에 생각해본 문제는
다음 두 가지입니다.
봄날님 : "느낌"은 "생각" 의 일종이 아닌가요?
자연님: 느낌 = 정서 + 기억
정서는 국지적, 느낌은 전체적.
1. 봄날님의 지적에 대하여
느낌은 반드시 언어와 연결될 필요가 없지만
생각은 언어와 분리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언어가 어떤 느낌을 만들어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느낌이 언어를 반드시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생각은 언어라는 매개가 없으면
이루어지지 않는 과정이 아닐까요?
느낌이 생각의 일종처럼 생각(?)되는 것은
우리가 느낌을 언어로 표현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예를 들어
군고구마 를 본다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도 포함) --- 자극 / 입력
:
v
특정한 신체의 상태나 뇌의 상태를 형성한다. --- 정서/반응 /신체지도
:
v
특정한 신체지도를 특정한 느낌으로 지각한다. ----느낌
:
v
군고구마를 보면 따뜻한 느낌이 들어 ---- 생각
이렇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2. 자연님의 분석에 대하여
자연님의 설명을 듣고는 처음 의아한 느낌(?)이 들었는데요.
몇번 반복해서 설명하시니까
결국 이해한 바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렇지만 여전히 의문이 남는 부분이 있어요.
일단 국지적, 전체적이라고 하면
장소적인 개념이고
효력과 관련을 갖는 개념인 것 같거든요.
그래서 얼핏 생각하면
국지적인 것은 특정 장소에서 발생하는 효과
전체적인 것은 모든 장소에서 발생하는 효과
처럼 해석이 됩니다.
그래서 마치 정서 범위가 좁고 느낌이 범위가 넓다라는 식의 오해를 낳게 됩니다.
그런데 정서와 느낌은 하나인 것을 분석을 위해 나눈 것이기 때문에 범위가 다를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러한 표현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느낌= 정서+ 기억
이 식을 보면
마치 느낌이란 기억을 통해 정서를 해석해낸 것
으로 이해됩니다.
이 식에 대한 저의 이해가 맞다면
두 가지의 잘못을 발견할 수가 있다고 봅니다.
첫째, 기억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가? 하는 큰 문제를 떠안아야 합니다.
(정서 자체도 기억일 수 있거든요-신체기억-제가 막 지어낸 말입니다만 무슨 의미인지 아시겠지요?)
둘째, 느낌은 정서에 대한 해석이 아닙니다. 오히려 해석이란 정서/느낌 이 한 세트에 대한 생각입니다.
특정 정서 / 느낌 --> 이 느낌은 뭘까? ----> 행복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행복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
:--->행복이라는 이름을 붙안 다음에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밑줄 그어진 부분은 사실은 똑같습니다. 느낀다라고 표현했다고 해서 그러한 언어적 발화가 느낌 그 자체가 아닙니다. 그것은 자신이 처해있는 감정(정서/느낌)의 질에 대해 해석하고 있을 뿐입니다. ( 봄날님에 대한 글에서처럼 이 부분도 느낌 그 자체와 느낌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을 구분 하지 않은 것은 아닐까요?)
(아루렇게나 드는 생각)
물론 언어 자체가 감정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인간의 의식은 언어가 떼어놓을 수 없고 언어로 인해 불필요한 감정도 엄청 생겨날 텐데요. 그것은 이 책의 논의의 범위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느낌이 몸에 단단히 밀착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을 주된 논의로 삼으니까요.
감정의 기원에 대해서 다루지는 않지만 제 생각에는 언어의 사용으로 인해 부차적으로 발생하는 감정이 많이 있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시인처럼님이 제기하신
"느낌이 몸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봐야겠지만
시간도 늦었고
특별히 떠오르는 것도 없어서 다음 기회로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9 | 르두의 시냅스와 자아 [8] | 自然 | 2010.01.11 | 5467 |
38 | 2010-화두(2) | 타임헌터 | 2010.01.07 | 5545 |
37 | 2010-화두(1) [5] | 타임헌터 | 2010.01.07 | 5141 |
36 |
뇌의 해부학적 구조
[1] ![]() | 自然 | 2010.01.04 | 28827 |
35 | 르두 3차 정리 [1] | happysong | 2010.01.04 | 6437 |
34 | 경인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2] | 다하늘 | 2010.01.03 | 5472 |
33 | 르두 2차 모임 후기 | happysong | 2009.12.18 | 5377 |
32 | 르두 1차 모임 정리 [12] | happysong | 2009.11.30 | 5410 |
31 | 철학적 입장들 나누기 [2] | 自然 | 2009.11.24 | 6740 |
30 | 다음 모임은 르두의 [시냅스와 자아] [17] | 自然 | 2009.11.12 | 5451 |
29 | 다마지오가 말하는 마음과 유식학 [2] | 自然 | 2009.11.12 | 7213 |
» | 스피노자의 뇌 3차 모임 후기 [1] | happysong | 2009.11.05 | 5277 |
27 | 올 하반기에는 "마음"에 대해서 공부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9] | 시인처럼 | 2009.09.26 | 5266 |
26 | 하반기에 뭐 공부하면 좋을까 하는 생각... | 시인처럼 | 2009.09.25 | 5513 |
25 | 오늘 9월 25일에 간만에 모임 갖기로 했습니다. | 시인처럼 | 2009.09.25 | 5620 |
24 | 8월 8일 11시 근처에 모여 온생명론 작은 토론회 준비합시다. | 관리자 | 2009.08.05 | 8428 |
23 | 17일(금) 7시, 온생명론 작은 토론회 준비해요~. | 시인처럼 | 2009.07.15 | 6871 |
22 | 온생명론 연구모임, 7월 3일에 하죠. [1] | 시인처럼 | 2009.07.02 | 6499 |
21 | 온생명론 연구모임, 금주 금요일(19일) 하면 어떤가요? [1] | 시인처럼 | 2009.06.15 | 7192 |
20 | 6월 5일 온생명론 연구모임 정리 [1] | 시인처럼 | 2009.06.09 | 7095 |
역시 멋진 happysong님의 환상적인 정리입니다!!! ^^
저도 국지적/전체적이라는 식으로 얘기를 하는 것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데 동의합니다.
게다가 다마지오 자신은 아니더라도 베르그송의 논의를 염두에 두면 정서(emotion)도 분명히 '기억'과 연관됩니다.
다만 '기억'이란 개념을 더 명료하게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마다 '기억'에 대한 얘기가 다르니까요.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2: 이노센스]에서는 '추억'과 '기억'은 다른 것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지금은 여유가 없어서 짤막한 댓글만 우선 달아 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