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녹색아카데미

지성과 본능: 동물계 속에서 인간의 위치

2009.02.03 11:23

自然 조회 수:2886

어제는 조촐한 모임이 되었습니다. 시국이 어수선한데 한가롭게(?) 베르그송의 100년 넘은 책을 들여다 보고 있는 것이 마음 편한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차분히 할 일을 해 나가야 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 의논된 바로는 이젠 좀 진도를 약간 빠르게 하기로 했습니다. 어제 모임의 목표는 2장을 끝내는 것이었는데, 우선은 한국어판 231쪽까지 하고 멈췄습니다. 어제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한 분들도 함께 얘기를 해 가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소박한 바람 때문이었죠.^^

어제 나눈 얘기 중 중요한 것 몇 가지만 짚어보겠습니다.

식물적 마비, 본능, 지성 이 세 가지는 공통적인 생명의 추진력 속에서 동시에 생겨난 요소들이다.
대부분의 자연철학자들의 오류는 식물적 생명, 동물적 생명, 이성적 생명을 모두 한 가지 경향의 연속적 발달 단계로 보는 것이다.
베르그송은 이 세 가지 생명을 "하나의 활동성이 분산되는 세 방향들이며 성장하면서 분리되는 것"이라고 본다. 즉 이 세 가지 생명의 차이는 강도(세기)의 차이가 아니라 본성의 차이라는 것이다.

2장의 전반부에서 식물적 생명과 동물적 생명의 차이를 부각시키면서 논의한 뒤에, 후반부에서 다루는 주제는 바로 지성과 본능의 관계이다.

"모든 구체적 본능은 지성과 혼합되어 있고, 모든 실제적 지성에는 본능이 침투하고 있다."

"지성은 인공적 대상들을 제작하고, 특히 도구를 만드는 도구들을 제작하며, 그 제작을 무한히 변형시키는 능력이다."

"완성된 본능은 유기적 도구를 사용하고 구성하는 능력이다. 완성된 지성은 무기적 도구를 제작하고 사용하는 능력이다."

"의식으로 되는 것은 본능의 결핍이며, 행동과 관념 사이의 거리이다. 그 때 의식은 우연에 지나지 않는다."

"반대로 지성에서는 결핍이 정상적인 상태이다. 모순을 겪는 것이 지성의 본성이다."

"본능과 지성이 둘 다 인식을 포함한다면, 본능의 인식은 작동되고 무의식적인 반면, 지성의 인식은 사유되며 의식적이다."

"본능과 지성이 간직하고 있는 선천적 인식은, 본능에서는 사물에 기초를 두고 지성에서는 관계에 기초를 둔다."

"지성은 그것이 가진 선천적 특성에서는 형식에 대한 인식이며, 본능은 질료에 대한 인식이다."

"본능적 본성의 첫 번째 인식은 철학자들의 정언명제(범주적 명제)라 부르는 것으로 요약된다. 지성적 본성의 두 번째 인식은 언제나 가언적으로(가설적으로) 표현된다."

"지성만이 검색할 수 있지만 지성 자신은 결코 발견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이것은 본능만이 발견할 수 있지만 본능은 그것을 결코 검색하지 않을 것이다."

더 상세한 얘기는 다음 시간에 나누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모임은 언제가 좋을까요? 격주라는 원칙을 상기하면 2월 16일이 될 터인데, 이규원님은 월/화가 늘 안 되신다고 합니다. 고리님은 목/금이 안 되시구요. 저는 수요일 저녁에 강의가 있어서 시간을 뺄 수 없는 형편입니다. 우선은 16일(월)안과 19일(목)안 중에서 의견을 모아서 시간을 정하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