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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아카데미

노버트 위너의 사이버네틱스

2009.02.09 17:15

自然 조회 수:9315

지난 시간에 논의된 것 중 마투라나와 바렐라의 책을 읽고 난 뒤 다음에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 하는 게 있었죠.
그와 관련해서 고리님께 보낸 파일 일부를 여기에도 옮겨놓습니다. 참고가 되면 좋겠습니다.^^

사이버네틱스, 동물과 기계의 제어와 통신
Cybernetics Or Control and Communication in the Animal and the Machine

1. 책에 대한 간단한 소개
최근 포스트휴먼 또는 트랜스휴먼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는 첨단생명공학과 나노과
학 및 로보틱스가 인간의 정의에 어떤 새로운 관점을 던지는가 하는 문제이다. 한편 현대사회의 전
문화 및 단순화 경향을 극복하기 위해,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인간과 사회와 공학과 과학 전
반에 걸쳐 통찰력 있는 관점을 줄 수 있는 통합적 학문분야의 필요성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 또는 인공두뇌학은 되먹임(피드백)과 자기규제가 있는 계(시스템)에
관한 학제적 연구분야이다. 사이버네틱스는 제어계이론, 전기네트워크이론, 기계공학, 논리모형화
론, 진화생물학, 신경과학, 인류학, 심리학 등의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통합적, 학제적
(interdisciplinary) 복합학문이다. 특히 생명공학과 나노과학과 로보틱스의 만남에서 가장 중요한 역
할을 하는 분야이며, 21세기에 가장 각광받는 분야로 흔히 꼽힌다.
초창기에 사이버네틱스를 정립한 학자들은 다음과 같다.
Norbert Wiener, John von Neumann, Margaret Mead, Gregory Bateson, Warren McCulloch, Walter Pitts,
Kurt Lewin, F. S. C. Northrop, Molly Harrower, and Lawrence Kubie
노버트 위너의 『사이버네틱스, 동물과 기계의 제어와 통신』(1948)은 바로 이 사이버네틱스를
처음 정의하고, 그 내용을 상세하게 밝힌 고전이다. 구글 학술검색에서 이 책은 3632회 인용된 것으
로 나오는데, 뉴턴의 『프린키피아』가 490회 가량, 다윈의 『종의 기원』이 4413회 인용된 것과
비교하면, 이 책이 이미 고전의 반열에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사이버네틱스라는 말 자체가 처음
나타난 것이 이 책에서였다. 위너는 배의 조속기에 대한 그리스어 퀴베르네테에서 사이버네틱스라
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지금은 너무나 자주 사용되는 '사이버'라는 말도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2. 저자 소개
이 책의 저자 노버트 위너(Norbert Wiener, 1894–1964)는 미국의 수학자이다. 14살에 터프트 대학
수학과를 졸업한 뒤 하버드 대학에서 동물학을, 코넬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18살에 하버드 대
학에서 수리논리학의 주제로 박사학위를 얻었다. 그 뒤 유럽으로 건너가 버트런트 러셀, 곳프리 하
디, 다비드 힐버트, 에드먼드 라다우 등에게서 사사받았다. 위너는 하버드 대학, MIT 등의 교수였으
며, 제네럴 일렉트릭에서 일하기도 했다. 1946년부터 시작된 메이시 학회를 통해 사이버네틱스의
기본개념을 정립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3. 책의 학술적 및 문화적 가치
원래 고전이 고전인 것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중요한 통찰과 혜안을 던져 주기 때문일 것
이다. 사이버네틱스 분야의 책들이 수백, 수천 권이지만, 정작 사이버네틱스가 정확히 무엇이며, 어
떤 것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심오한 고찰은 그리 쉽게 찾아볼 수
없다. 그에 비하여 처음 이 분야를 열어 사이버네틱스라는 이름까지 지어준 위너의 이 책에서는 무
엇이 문제가 될지 어떤 약점이 있을지 등에 대한 허심탄회하면서도 깊이 있는 논의가 풍부하게 담
겨 있다.

이 책의 독일어 번역판 Kybernetik은 1968년에 출판되었으며, 일본어 번역판 サイバネティック
ス, 動物と機械における制御と通信은 1962년에 출판되었다. 이미 사이버네틱스는 많은 분야에서
각광받는 키워드가 되어 있고, 관련된 책도 수백권이 이미 출판되어 있는 오늘날, 이 책의 한국어판
이 아직 없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든 일이다.

4. 목차
1장 뉴턴의 시간과 베르그송의 시간
2장 집단과 통계역학
3장 시계열, 정보, 커뮤니케이션
4장 되먹임과 진동
5장 계산하는 기계와 신경계
6장 게슈탈트와 보편자
7장 사이버네틱스와 정신병리학
8장 정보, 언어, 사회
9장 학습 그리고 스스로를 만드는 기계
10장 뇌파와 스스로 조직화하는 계

5. 참고사항
이 책은 사이버네틱스라는 새로운 분야를 처음 도입하는 성격이어서 상당한 정도의 테크니컬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2장과 3장은 고등수학과 물리학의 내용을 담고 있다. 따라서 한국어판의 역
자는 이러한 테크니컬한 내용을 더 알기 쉽게 해설하는 역주 또는 해제를 달아주어야 할 것이다.
또한 사이버네틱스를 사회에 적용하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위너의 또 다른 책 The Human Use of
Human Being: Cybernetics And Society, Houghton Mifflin (1950)을 함께 번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