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녹색문명공부모임
다카기 진자부로 이야기
발표 : 조진석 (책방이음&갤러리+나와우리)
일시 : 2012년 9월 8일 토요일 오후2시-6시
장소 : 길담서원 (http://cafe.naver.com/gildam)
참석 : 관심있는 누구나 (참석 회비 없음)
이번달 모임에서는 책방이음&갤러리와 나와우리를 운영하고 계신 조진석님과 함께 다카기 진자부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지난해 8월 모임을 책방이음에서 가지기도 했었죠. 조진석님은 책방이음 운영뿐만 아니라 나와우리라는 평화와 인권 단체를 운영하고 계시기도 합니다. 핵, 환경문제 등에도 관심이 많아서 이쪽으로 계속 공부를 하고 계셨는데요. 우연히 얘기가 되어 우리 모임에서 다카기 진자부로의 삶, 저작, 그로 인해 이어진 여러 활동들에 대해서 발표해주시게 되었습니다. 다카기 진자부로에 대해서 조금 소개를 드려야 할 것 같아서, 녹색평론사에서 나온 책의 저자 소개를 이곳에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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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진건설전문가도 지질학 전문가도 아니지만 전력회사와 정부 위원회에 속하는 전문가들이 ‘원전은 지진에 절대로 안전’하다고 단언하는 것에 전부터 의문을 품고 있었다.새로운 지진이 일어난 때 종래의 인식과 대처방법을 변경 하지 않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아래서는, 지질학도 내진건축학도 아직 현상론적 경제학의 영역이다. 대자연을 상대로, 도저히 ‘절대’ 등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게 아니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 급수배관절개와 긴급노심냉각계파괴와 비상용디젤발전기 작동 실패 등이 겹쳐지면 노심 용해되어서 방사능이 다량 방출된다.… 내진설계와 별도 문제로 가장 걱정되는 큰 문제가 노후화된 원전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 노후화 원전 중 하나가 후쿠시마 제일원전이다. … 지진과 함께 쓰나미가 몰려오는 상황 등 모든 것을 상정해서 대책을 세워두는 것이 오히려 냉정하고 현실적인 태도이다.
- 다카기 진자부로(高木仁三郞),「핵시설과 비상사태- 지진대책 검증을 중심으로」,『일본물리학회지』50권 10호, 1995년
후쿠시마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다카기 진자부로의 책 몇 권이 복간되었고 올해 7월에는 처음으로 선집도 출판되었습니다. 다카기 진자부로가 살아생전에 끊임없이 원전의 위험성을 일본과 세계를 향해서 발신했음에도 수신하지 못한 채, 인류는 크나큰 사고를 다시금 맞았습니다. 사고의 여진이 현재진행형인 지금 이 시점, 다카기 진자부로의 생각을 함께 되짚어 보고 싶은 바람을 안고 녹색아카데미로 찾아뵙습니다. 저는 다카기 진자부로의 저작 중 『핵의 세기말 - 와야 할 구상력』을 중심으로, 다카기 진자부로의 핵 이후 사회구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울러 다카기 진자부로의 뜻을 잇고 있는 몇 곳 <인정NPO법인 원자력자료정보실(http://cnic.jp/)>, <다카기학교(http://takasas.main.jp)>, <인정NPO법인 다카기진자부로시민과학기금(http://www.takagifund.org/)>을 소개드리겠습니다.
9월 만남을 기다리며
나와우리+책방이음&갤러리
조진석 드림
http://cafe.naver.com/eumartbook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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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2.08.2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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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2.09.04 10:25
모임 전에 "시민과학자로 살다"와 "원자력신화로부터의 해방"을 다 읽고 가야지 하고 마음 먹었었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
위키피디어(高木仁三郎)에 있는 내용이 풍부합니다. 저서 목록을 차분히 읽어보니 참 많은 글을 쓰셨더군요.
"월간사회운동"에 실린 서평이 좋아 보입니다.
http://www.movements.or.kr/bbs/view.php?board=journal&id=2212&page=1&category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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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2012.09.04 11:08
'시민과학자로 살다', 읽은 줄 알았는데 안 읽었고, 집에 있는 줄 알았는데 심지어 책도 없는... -,-;
녹색평론사에서 새로나온 건 값이 더 비싸더군요. 결국 도서관에서 빌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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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2.09.06 09:21
다시 꺼내 읽은 "원자력신화로부터의 해방"은 새삼 감동이었습니다. 다카기 진자부로가 말하는 '원자력 신화'는 이렇습니다.
- 원자력은 무한한 에너지원
- 원자력은 석유위기를 극복한다
- 평화를 위한 원자력
- 원자력은 안전하다
- 원자력은 값싼 에너지를 공급한다
- 원자력발전소는 지역발전에 기여한다
- 원자력은 깨끗한 에너지
- 핵연료는 리사이클할 수 있다
- 일본의 원자력기술은 우수하다
이 신화들이 왜 허구인가, 문제가 무엇인가를 이렇게 명쾌하게 설명하고 밝히기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카기 진자부로의 글재주라기보다 오히려 그의 정직하고 진정성 있는 삶의 무게가 아닐까 싶습니다.여름 무더위를 핑계로 오랜 논쟁과 대화를 무의미하게 만들면서 한 달 전에 다시 가동을 시작한 고리원전 1호기가 1978년에 건설되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곳에서 불과 5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사는 저로서는 좀 불안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잊어버리고 살고 있으니, 망각이 복이 되나 독이 되나 생각해 보게 됩니다. ^^ -
해피쏭
2012.09.06 10:25
근데 시민과학자가 뭐죠?
직업과학자와 대비되는 것인가요?
시민운동가, 사회운동가인 과학자라는 뜻인가요?
문득 궁금.
토요일에 자세히 알 수 있겠지요. ㅅ-ㅅ
톨스토이이야기책에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하는글 보셨어요?
지상에 떨어진 천사가 인간이 살아가는 3 가지를 찾는 것인데
그 중에 하나가 인간은 자신의 죽음을 모른다는 것.
문득 이 이야기가 생각나서요.
토요일날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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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2.09.06 11:40
'시민과학자'라는 새로운 용어는 어쩌면 다카기 진자부로가 처음 만든 말이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핵발전과 관련해 보면, 이 용어가 더 큰 의미를 갖습니다. 핵발전 전문가, 즉 이 분야로 직업을 갖고 학위를 받고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 사람들은 맨 처음부터 핵발전을 반대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핵발전 전문가 집단이 원자핵공학 전공자들인데, 핵발전이 위험하다고 말하는 순간 이 분들은 밥벌이를 할 수가 없습니다. 핵발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반대하거나 비판하는 사람들은 대개 시민운동 쪽에 있는 분들인데, 이상한 일이지만, 이 분들은 대체로 '전문가'로 여겨지지 않습니다. 결국 핵발전에 대해 전문적인 식견과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이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분들이 아마 '시민과학자'가 아니겠는가 싶습니다.
한겨레신문에 실린 김종철 선생님의 글을 다시 읽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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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2012.09.06 13:49
다카기 진자부로의 책 [시민과학자로 살다] 20-21쪽에 보면 시민과학자라는 말에 대해서 설명이 있어요. 제가 정리하기보단 그냥 옮겨볼께요~
"... 이 책의 제목으로 쓴 '시민과학자'라는 말에 대해서 한마디 해두겠다. 실은 이 말은 이 책을 처음 기획할 단계에서 제목에 대해 이야기할 때, 편집부 측에서 내놓은 것이다. 내가 마침 그때 <시민의 과학을 지향하여>라는 책을 아사히선서에서 출판했을 때였기 때문에 그것과 연계시켜 나온 말 같다.
그런데 실은 나는 편집부 측의 말을 듣고 좀 놀랐다. 그것은 내 친구 프랭크 폰 힛펠(프린스턴대학 교수)이 자기의 책 제목으로 쓴 것이었기 때문이다. 글자대로 '시민과학자(Citizen Scientist)'라는 제목의 책(The American Institute of Physics, 1991)은, '시민으로서의 과학자(scientist as citizen)'을 자인하는 프랭크가 군축이나 환경 등 시민이 관심을 갖는 분야를 '시민과학'이라고 하게 된 과정과, 그러한 작업을 하는 중에 얻은 몇 개의 논문을 모은 일종의 논문집이다. 이 책을 읽고 나는 1960년대 말부터 세계 여기저기서 이와 비슷한 일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있엇다는 사실을 알았는데 그게 새삼스럽게 생각났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신의 생각을 '시민과학자'라고 명쾌하게 잘라 말한 것은 아마도 그가 처음일 것이다. 그것은 자만은 아니었지만 그러한 과학의 영역과 과학자의 존재양식이 있다는 선언이기도 했던 것이다.
... 그렇다면 '시민과학자'란 무엇인가, 내가 지금까지 60년의 인생을 통해서 어떻게 그러한 입장에 도달했는가 - 이것이 이 책에 담겨지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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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2.09.06 15:23
역시 눈사람님, 최곱니다~ ^^ 흠... 지금 시민과학자로 살다의 뒷부분을 읽고 있는데, 20~21쪽 부분은 눈여겨 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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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2012.09.20 11:16
시민과학자로 살다, 이제 (거의) 다 읽었네요. 정말 존경, 감동+알파+베타+감마입니다. 어떤 철학이나 이상을 세우고 그걸 따라가는 게 아니라 호이나키처럼 매우 인간적이고 매순간 고민하면서 길을 고쳐가는 그런 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심사숙고하면서도 뛰어들어서 일을 하면서 생각하는 다카기스타일, 그리고 공부는 또 얼마나 많이 했는지... 죽도록 공부해서 자료실 운영하고 운동하셨구나 싶었어요. 근데 정말로 연구를 너무 많이 해서 병에 걸린 듯... -.-;;; 이런 운동하려면 다카기선생 정도는 공부햐야할 듯, 그리고 비주류 시민과학자로 당하는 무시와 멸시, 비판과 각종 해코지를 견뎌낼 수 있는 맷집도 필요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시민의 과학이 어느 분야에 얼마나 있을까요. 워낙 중요한 사안들이 많아서 하나만 파는 단체는 잘 없는 것 같은데요.
요즘이야 다카기선생 때와는 달리 인터넷 덕분에 원하는 자료를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자료를 '왜' 그리고 '어떤 시각'에서 찾느냐하는 것이겠죠. 시각을 가지는 데에도 공부가 필요할테고.
다카기선생님을 소개해준 조진석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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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2.09.21 10:26
감동+알파+베타+감마... ^^ 저도 눈사람님과 동감입니다. 조진석님, 정말 고맙습니다.
참, 지난 번에 제가 시민과학센터 잠깐 언급했었는데, 틈날 때 한번 홈페이지 들어가 보시구요. (http://cdst.jinbo.net/ )
http://cdst.jinbo.net/bbs/view.php?id=data&no=21 에 가시면 올해 4월에 있었던 토론회 "핵발전과 전문성의 정치" 자료집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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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모임 발표자료와 녹취자료입니다. 지난달에는 모임 전날 올렸는데 이번에는 이틀 땡겼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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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2.10.11 09:48
오, 이번에도 또 엄청나게 고생을 하셨겠습니다. 저도 아이패드로 조진석님 발표를 녹음했는데,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소리가 작아서 아쉬웠습니다. 파일 이름이 Gacademy라서 한국어처럼 읽으면 "나는 꼼수다"에서 자주 등장하는 어휘가 되어 조금 웃긴 느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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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2012.10.11 09:53
^^;; 그린아카데미가 너무 길어서 줄인 건데, 자연님을 웃겨버리는 의도치 않은 소득이... ㅋㅋㅋ
다카기 진자부로는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주는 분인 것 같습니다. 저 자신에게는 특히 "시민과학자로 살다"가 크게 다가왔었습니다.
눈사람님이 소개해 주신 원자력자료정보실(CNIC, Citizens' Nuclear Information Center)에 다카기 진자부로와 관련된 자료 모음이 있습니다. "다카기 진자부로의 방"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http://cnic.jp/takagi/ ).
참 많은 저작(http://cnic.jp/takagi/works/master.html )도 감동이지만, 그의 인생 전체가 감동이란 생각이 듭니다. 잘 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이번에 조진석 님께서 오셔서 소개해 주신다는 "핵의 세기말"도 아주 흥미로운 책 같습니다. 특히 현대의 과학기술이 개개인에게 가지는 의미도 진지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http://blog.livedoor.jp/yuji5327/archives/51869583.html 核の世紀末―来るべき世界への構想力 (人間選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