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생유전학(epigenetics)
2009.04.09 20:05
어제 모임에서 모처럼 산지기님이 오셔서 모임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생물학과 관련된 얘기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어제 대화에는 별로 끼어들지 않았는데, 요즘 다윈의 [종의 기원] 강독에 끼어서 귀동냥한 게 있어서, 몇 자 적습니다.
어제 얘기의 화제는 라마르크의 소위 '용불용설'이 완전히 틀린 게 아니라는 최근의 논의와 관련되어 있었습니다.
(참고: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343355.html )
대략 말하면, 라마르크가 [동물철학]에서 많이 사용하는 기관과 사용하지 않는 기관이 세대를 거듭함에 따라 더 발달하거나 퇴화한다는 주장을 전개했다고 하고, 이를 용불용설 내지 용불용이론(use disuse theory)이라 부릅니다. 이것은 소위 '획득형질은 유전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따라 잘못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그런데 이전에 우리가 보았던 안셀-피어슨의 [생명의 싹]에 따르면, 라마르크를 이런 식으로 단순화시키고 이를 다윈의 학설과 대립된 것으로 보는 입장은 오히려 신다윈주의(neo-Darwinism)이며, 라마르크가 용불용설을 주장했다고 하는 것도 사실은 신라마르크주의(neo-Lamarckism)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신다윈주의와 신라마르크주의의 대립에서 용불용설을 배격한 것은 오스트리아의 생물학자 아우구스트 바이스만(August Weismann)이었다고 합니다.
요즘 라마르크와 더불어 다시 논의되고 있는 것은 소위 후생유전학(epigenetics)인데, 엘리엇님의 논평에 따르면 프랜시스 크릭의 소위 '중심설'에 대한 반례를 주로 연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령 위키피디어의 다음 항목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http://en.wikipedia.org/wiki/Epigenetics
http://en.wikipedia.org/wiki/Central_dogma_of_molecular_biology
단백질의 변형과 관련된 프리온(prion)도 후생유전학과 연관되는 모양입니다.
어제 대화에는 별로 끼어들지 않았는데, 요즘 다윈의 [종의 기원] 강독에 끼어서 귀동냥한 게 있어서, 몇 자 적습니다.
어제 얘기의 화제는 라마르크의 소위 '용불용설'이 완전히 틀린 게 아니라는 최근의 논의와 관련되어 있었습니다.
(참고: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343355.html )
대략 말하면, 라마르크가 [동물철학]에서 많이 사용하는 기관과 사용하지 않는 기관이 세대를 거듭함에 따라 더 발달하거나 퇴화한다는 주장을 전개했다고 하고, 이를 용불용설 내지 용불용이론(use disuse theory)이라 부릅니다. 이것은 소위 '획득형질은 유전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따라 잘못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그런데 이전에 우리가 보았던 안셀-피어슨의 [생명의 싹]에 따르면, 라마르크를 이런 식으로 단순화시키고 이를 다윈의 학설과 대립된 것으로 보는 입장은 오히려 신다윈주의(neo-Darwinism)이며, 라마르크가 용불용설을 주장했다고 하는 것도 사실은 신라마르크주의(neo-Lamarckism)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신다윈주의와 신라마르크주의의 대립에서 용불용설을 배격한 것은 오스트리아의 생물학자 아우구스트 바이스만(August Weismann)이었다고 합니다.
요즘 라마르크와 더불어 다시 논의되고 있는 것은 소위 후생유전학(epigenetics)인데, 엘리엇님의 논평에 따르면 프랜시스 크릭의 소위 '중심설'에 대한 반례를 주로 연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령 위키피디어의 다음 항목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http://en.wikipedia.org/wiki/Epigenetics
http://en.wikipedia.org/wiki/Central_dogma_of_molecular_biology
단백질의 변형과 관련된 프리온(prion)도 후생유전학과 연관되는 모양입니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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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진
2009.04.1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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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然
2009.04.13 23:09
저는 자크 모노가 중심설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알고 있었는데, 프랜시스 크릭이 "분자생물학의 중심설"을 발표한 것이 1958년이고, 논문은 혼자 쓴 것이었네요. 자크 모노는 김봉진님이 얘기하신 게 아니고, 제가 그냥 붙인 것입니다. 위의 글에서 자크 모노 부분을 삭제했습니다. 혼동을 드렸네요.
크릭이 왜 '중심설'을 제안하게 되었는지 더 살펴봐야겠습니다. 그와 관련해서 중요한 참고문헌이
Morange, Michel (2008). "Fifty years of Central Dogma", Journal of Biosciences, 33 (2), pp. 171-175
이겠습니다. 모랑지는 분자생물학의 역사로 유명합니다. 이 논문을 지금은 읽어보지 못했는데, 불과 다섯 쪽 분량이라 어떤 풍부한 얘기가 들어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H. F. Judson (1996). The Eighth Day of Creation: Makers of the Revolution in Biology 도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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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랄 도그마로 인해 생물발생의 문제에서 유전자중심의 패러다임이 공고해 집니다.
예컨대 유전자에 새겨져 잇지 않으면 형질화 되지 않는다는 확고한 믿음이 형성된 것이지요. 클릭과 왓슨이 파악해낸 유전자의 구조와 유전자에서 단백질이 형성되는 과정과 코돈의 단위를 밝혀낸 것은 그 이전 까지의 유전에 관한 화학(이것은 곧 구조의 문제와 직결되는데)과 관련된 난제를 포함하여 그에 얽힌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한 획기적인 고안물 이었습니다. 그에 관련된 사람들에게는 몇 가지 다른 부분에서 그 동안 고민하던 것들이 클릭과 왓슨이 제시한 모델을 통해 일시에 문제가 해소되니 바로 ‘이것이야’ 하는 생각이 들었음에 틀림없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 동안 해결되지 않고 여전히 논쟁의 불씨를 간직하고 있던 문제들을 결론을 내리는데, 그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우리가 라마르크와 관련있다고 생각하는 용불용설입니다. 우리의 일반적인 경험으로는 유전자에 의한 유전보다 더 익숙한 것인데, 이것이 클릭의 중심설에 따르면 불가능합니다. 클릭이 중심설을 왜 제시했는지는 기억이 않납니다만^^ 아마도 중심설에 입각하지 않으면 생물형질의 고유성이 이렇게 유지될 수가 없다는 아주 단순한 발상에서 나왔을 겁니다. 즉 ‘설계도’인 DNA가 우리세포에 내장되어 있어서 우리는 종고유의 형질이 매세대마다 반복가능하다는 것이죠. 근데 시비를 걸자면 DNA를 설계도라고 보는 것은 문학적으로 하나의 메타포에 불과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경험적으로 설계도를 항상 우리 몸밖에 있는 것만 봤지 한 번도 몸 안에 있는 어떤 설계도 형식의 어떤 것도 보지 못했다는 것이죠. 이 말은 DNA 와 설계도 사이에는 사실 엄청난 차이, 아니면 완전히 다른 것이라는 것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 다음의 유전자에 관한 연구는 많은 난항을 겪습니다. 생각과는 다르게 현실에 잘 않들어 맞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유전자에 대한 신화는 주로 되는 것만 가지고 이야기가 많이 부풀려진 경향이 강합니다. 또는 잘 알지는 못하면서 조작기술만 발달하고 있는 형국이랄까. 점핑유전자, 정크유전자, 조절유전자 등 유전자의 모습들이 점 점 복잡해 지면서 어쩌면 유전자는 없다는 과감한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유전자라는 고정된 설계도가 아니라 어떤 것이 유전자인지 아닌지는 외부와의 관계로 결정된다는 주장입니다. 그런데 제가 자크모노와 관련해서 무슨 얘길 했다면 말이 헛나왔을 겁니다. 우연과 필연을 읽긴 읽었는데 번역본을 잘못고르는 바람에 완존 오해의 바다를 헤엄치다 나와보니 처세학의 해안에 당도했다는 그런 설이....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