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도 안되는... - 기본 카테고리
2011.03.03 22:59 Edit
예전에 영국이라는 나라에 있을 때에
동네 신문을 가끔씩 읽은 적이 있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뉴스는
"어느날 집으로 배달된 우편엽서 하나를 손자가 가지고 왔는데,
내가 보낸 거여서 의아해 했죠. 알고보니
내가 고등학교 다닐무렵 수학여행 갔다가 집에 엽서를 보냈는데,
그게 지금 배달된 거죠. 무려 50년 정도가 지나서 이제야 배달됬어요"
라는 뉴스였다.
그 당시는 이런 망할 우체국 (Royal Mail) 이 있나 라고 한참을 웃었는데
지금은,
영원히 잃어버릴 수 있었던 엽서를 배달한 그 어떤것이 새삼 놀랍다.
그 시스템과
그 연속성과
2년마다 사람을 갈아치우는 이 시스템에서
누가 분해된 장비를 새로 정렬하겠으며
오히려 누가 그것이 분해되었다는 사실을 알까
우리의 세금은 그 누군가의 사회적 이기주의때문에
그렇게 풍풍 썩어가고 있지만,
그것을 지키지 못했다고 나에게 돌을 던진다면
나는 이미 나에게 돌을 너무 많이 던졌다. ㅠㅠ
Comments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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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스님 얘기에 공감이 갑니다. 오래된 것을 지키는 것이 왜 가치 있는 것인가 새삼 생각해 보게 됩니다. 금세금세 갈아치우는 것이 결국 누구에게 손해가 될지는 불을 보듯 자명하죠.
눈사람님이 영국 왕립우체국(Royal Mail) [http://www.royalmail.com]의 'royal'을 '망할'로 오해하셨군요. ^^
영국에는 정말 '왕립'이 많아 보였습니다. 실질적으로는 '국립'의 의미죠.
저는 영국에 살아보지는 못했지만, 몇주씩 다녀가는 느낌으로 가장 의아스러웠던 것이 'royal'이었습니다. 1662년에 만들어져 지금도 뻐젓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왕립학회"(Royal Society)나 마이클 패러데이 이름으로 더 널리 알려진 "왕립연구소"(Royal Institution)도 그렇지만, 그리니치 천문대의 소장을 "왕실 천문학자"(Astronomer Royal)로 부르면서 대접하던 것이 지금도 남아 있으니 참 흥미롭죠.
오래된 것의 가치를 인정하는 사회 분위기가 부럽기도 합니다.
영국식 영어에서는 욕할 때 Royal을 붙이는군요.. ㅋㅋㅋ
그나저나 50년 넘게 이사도 안 가고 살다니, What a Royal!! (핀트가 좀 안맞나.. ㅋㅋㅋ)
영화 해피포터를 보니 감탄사들이 특히 다르더군요. bloody hell이라든가, lovely, brilliant.. 뭐 이런.
미국 영화에서는 거의 들은 적 없는 단어들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