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적 입장들 나누기
2009.11.24 20:48
얼마 전에 두 명의 철학자가 철학적 입장에 대한 기명설문조사를 하길래, 잠시 짬을 내어 설문조사에 응답을 했습니다.
David Bourget (ANU, London)와 David Chalmers (ANU, NYU)가 하는 연구인데, 철학적 입장에 대한 분류가 인상적이어서 여기에 조금 옮겨놓습니다. 가령 '실재론'를 받아들이는가, '반실재론'을 받아들이는가 하는 문제가 있는데, 거기에 대해 다시 '실재론' 쪽으로 기울어 있다, '반실재론' 쪽으로 기울어 있다...하는 항목까지 선택할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모두 30항목인데, 현대 철학의 조류도 개관해 볼 수 있는 항목들이어서 유용해 보입니다.
일단은 아래에 항목을 적어 놓고 시간이 되는 대로 각각 추가해설을 달아볼까 합니다.
A priori knowledge: yes or no?
Abstract objects: Platonism or nominalism?
Aesthetic value: objective or subjective?
Analytic-synthetic distinction: yes or no?
Epistemic justification: internalism or externalism?
Free will: compatibilism, libertarianism, or no free will?
God: theism or atheism?
External world: idealism, skepticism, or non-skeptical realism?
Knowledge: empiricism or rationalism?
Knowledge claims: contextualism, relativism, or invariantism?
Laws of nature: Humean or non-Humean?
Logic: classical or non-classical?
Mental content: internalism or externalism?
Meta-ethics: moral realism or moral anti-realism?
Metaphilosophy: naturalism or non-naturalism?
Mind: physicalism or non-physicalism?
Moral motivation: internalism or externalism?
Moral judgment: cognitivism or non-cognitivism?
Newcomb's problem: one box or two boxes?
Normative ethics: deontology, consequentialism, or virtue ethics?
Perceptual experience: disjunctivism, qualia theory, representationalism, or sense-datum theory?
Personal identity: biological view, psychological view, or further-fact view?
Politics: communitarianism, egalitarianism, or libertarianism?
Proper names: Fregean or Millian?
Science: scientific realism or scientific anti-realism?
Teletransporter (new matter): survival or death?
Time: A-theory or B-theory?
Trolley problem (five straight ahead, one on side track, turn requires switching, what ought one do?): switch or don't switch?
Truth: correspondence, deflationary, or epistemic?
Zombies: inconceivable, conceivable but not metaphysically possible, or metaphysically possible?
맨 끝에는 자신을 어느 철학자의 입장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하는가 하는 항목이 있더군요. 두 사람을 선택할 수 있게 해 놓았고, 필요하면 더 추가할 수도 있었습니다. 저는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를 골랐습니다.
(** 실제 설문조사 항목이 궁금한 분을 위해 pdf 파일을 올려놓습니다.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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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然
2009.12.1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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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하늘
2009.12.20 09:50
"지구 반대쪽 사람들은 왜 아래로 떨어지지 않나?라는 물음에
지구 반대쪽 사람들이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을 왜 묻느냐?는 반문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장 회익 교수님은 밝히고 있습니다.(공부 도둑)
과학 철학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릅니다만, 바로 위에서 인용한 장 교수님의 반문과도 같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것은 '일반적인 사고의 틀을 벗어난 듯한 의문을 갖는 것(전혀 새로운 관점)'이고 그것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답을 내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뉴턴의 고전 역학,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등의 출발은 그러한 기본적이고 엉뚱한 사고 같지만 결과적으로 세계의 과학이론을 주도하고 사람들에게 거시적인 안목을 제공하고 있는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이 얘기를 하고 보니 '공자 앞에서 문자 쓴다'고 자연님 앞에서 못하는 소리가 없네요.
실은 자연님에게 자문을 구할 것이 있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과학과 종교]는 어떠한 관계로 가는 것이 좋을까요?
그리고 첨부하는 글에 대한 자연님의 평가를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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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설문조의 결과가 궁금하신가요? 아래 링크에 가 보세요.
http://philpapers.org/surveys/
http://philpapers.org/surveys/results.pl
http://philpapers.org/surveys/demographics.pl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Non-living philosophers most identified with, 즉 살아 있지 않은 철학자 중에 가장 자신의 생각과 동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 가장 많은 수가 영국의 데이빗 흄을 선택했다는 점입니다. 다음으로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비트겐슈타인 순이구요. 저는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를 골랐는데, 2480명 중 스피노자를 고른 사람이 97명, 라이프니츠를 고른 사람이 75명입니다. 흄을 고른 481명과 비교가 안 되는 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