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 국가 요약 7 (7권에 해당) 플라톤의 국가
2013.04.25 01:48 Edit
6권의 뒷부분부터 시작합니다. 책을 보니 꽤 중요한 부분이 빠진 것 같아요. 좋음의 이데아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본 다음 어떻게 좋음의 이데아에 다가갈 것인가 하는 문제를, 수호자의 교육( 수련이라는 표현이 더 좋을 듯)과 관련해서 살펴봅니다. 제가 이해한 한도에서 쓰기 편한 대로 서술하겠습니다. 가시적인 영역에서는 이미지를 형성한다면 지성적인 부분에서는 인식을 형성합니다. 앞서 좋음의 이데아를 태양에 비유했습니다만 이는 비유일 뿐이지 가시적인 부분과 지성적인 부분으로 나누어 가시적인 부분에서는 태양, 지성적인 부분에서는 좋음의 이데아라고 나누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시적인 부분은 곧 감각적인 부분을 의미한다고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꼭 시각만 의미한다고 볼 필요는 없으니까요. 좋음의 이데아에 대한 인식은 지성적인 부분에서 형성되는 다른 인식( 수학적 추론)과 구분되는 것입니다. 수학적 추론은 이데아에 대한 인식은 아니다만 인식으로 분류할 수는 있습니다. 즉 인식인 점에서 의견보다 수준이 높습니다만 수학적 추론도 좋음의 이데아에 대한 인식보다는 한 수 아래입니다. 이러한 내용에 6 권 후반부에 있었습니다. (스피노자는 일단 수학적 추론으로도 실체를 증명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 하여튼 플라톤은 이미지에 대한 믿음은 의견으로, 수학적 추론과 이데아인식은 인식으로 구분합니다. 의견은 가시적인 영역을 벗어나지 멋한 즉 감각적인 작용이고, 인식부터 감각의 오류를 벗어나는 지성의 작용입니다.(이러한 점은 스피노자와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플라톤은 좋음의 이데아에 도달하는 방법은 변증술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소크라테스라는 인물이 하고 있는 바로 이것, 짜증나도록 따져대는 바로 이것이 변증술이 아닐까요? 이런 사람 만나면 정말 짜증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그 짜증을 이겨내고 결론을 궁금해하는 것이 지혜에 대한 사랑을 어느 정도 보여주는 척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플라톤은 변증술의 위험성도 잘 지적하고 있습니다. 지적 유희, 말장난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너무 젋은 나이에 변증술을 하는 것을 금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마 앞에서 철학은 노년의 일이라 말하면서 젋은 시절 한때 철학을 하는 세태에 대해 반대했나 봅니다.
하여튼 소크라테스의 논증술, 대화술이 곧 변증술인텐데요.... (그것이 아니라면 어떤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소크라테스는 이것이 좋음의 이데아에 이르는 방법으로 보았습니다. 불교에서도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 화두, 참선, 여러방법이 있는데 이렇게 계속 질문을 받고 깨지고 하는 이런 수련법도 있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 그것이 소크라테스의 방법론과 통할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좋음의 이데아와 변증술이 깨달음과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 한 방책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고 플라톤이 불교다 뭐 이런 주장은 아니구.... 플라톤만의 독자성은 좋음의 이데아보다는 수호자 양육의 독특한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수학, 기하학을 강조합니다. 저는 이부분을 읽으면서 서양에서 과학적 사유에 대한 전통이 결국 플라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동양에서도 깨달음의 문화은 있었지만 제가 알기로 깨달음을 위해 수학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 경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하여튼 플라톤은 본격적인 깨달음, 아니 변증술을 통해 좋음의 이데아를 인식하는 여정을 떠나기 전에 수학도 배우고, 세상경험도 쌓아야 합니다. 제가 이해한 것이 정확하다면 한 50세가 되어 체력저하로 세상일을 하기 힘들어질때 그때 변증술을 닦아야 하는 것으로 말합니다.
수호자로서의 여정은 대충 다음과 같습니다. 이미 플라톤식의 국가라면 태생부터 우수한 유전자의 소유자이여야 합니다. 또 생물학적 부모는 일체 알려지지 않기 때문에 부모나 혈육으로부터 좋지 않은 습관을 물려받는 것은 염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직 플라톤식 국가가 형성되기 전, 그러한 국가를 준비하고 있다면 아이들을 아기 적에 부모로부터 분리시켜 공동으로 양육하면서 그 자질을 관찰해서 우수한 아이들을 선발합니다. 그 아이들만 수호자로서의 교육을 받게 됩니다. 하여튼 장차 수호자가 될 아이들의 교육은 앞에서 본 바와 같습니다. 어릴때는 엄격히 정해진 시가와 체육교육을 받으면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만들어갑니다. 건강하다는 말이 딱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불량식품금지처럼 불량문화? 불건전문화는 일체 접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덧붙여 전장에도 나가야 합니다. 다른 기술이 그렇듯 국가를 경영하는 기술도 도제식으로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플라톤은 도제식으로 배우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본 것 같습니다. 도제식 배움이 사라지고 학교라는 곳에서 누구나 똑같은 교양교육을 받아야 하는 현대사회는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
이렇게 기초소양을 키우면서 여러 경험을 쌓는데 물론 양육자는 이들을 자질을 계속 지켜봐야 합니다. 20세 정도에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관문이 있는데(그러고 보니 대학을 들어가는 나이인데요!)여기서 부터 '똑똑함'이라는 요소가 중요합니다, 물론 다른 성품(체력, 용기, 절제,등 ) 플러스 똑똑함입니다. 플라톤은 다른 성품에 대비해 똑똑함은 타고나야 하는 것으로 봅니다. 교육에 의해 후천적으로 형성되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간의 수련과정에서 똑똑함도 인정받은 수련생이라면 수학, 기하학 등 변증술을 위한 기초수업에 들어갑니다. 수학, 기하학, 천문학을 배우는 이유는 이들이 가진 실용성 때문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지성의 세계로 입문하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수련! 이렇게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수련을 5년 정도 받은 다음 국가경영의 일선에서 군사적, 행정적으로 일을 합니다. 그때도 그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지키는지 등 그들의 자질에 대한 감찰은 계속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과한 수호자만이 군사적으로 은퇴한후 본격적으로 변증술을 통해 좋음의 이데아의 인식하는 수련으로 들어갑니다. 그런 수련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다시 국가로 돌아와 통치합니다. ( 행정적 군사적 실무를 맡는 것은 아니고 국가의 중요사항을 결정하는 그런 일을 하는 것일까요?)
좋음의 이데아를 보았다? 인식했다? 깨달았다? 뭐라고 표현하든 그런 상태의 수호자는 천상에 머물며 열반의 기쁨을 누립니다. 아무리 최고통치자자리라 해도 지상으로 떨어진 삶이란 이들에게 전혀 기쁨이 아닙니다. 통치자의 삶은 스스로 선택하는 권리로서의 삶이 아니라 의무로서의 삶입니다. 국가에 봉사하는 것은 일종의 의무입니다. 이들이 깨닫게 된 데에는 국가적 차원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일종의 대승적 관점이라고나 할까요?). 따라서 국가가 이들에게 통치의 의무를 부과하는 것입니다. 서로 통치자가 되려고 다투는 국가라면 바람직한 통치를 바랄 수 없고 서로 통치자가 되지 않으려 하는 국가가 되어야 비로소 바람직한 통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흠...
7권이라면 빼먹어서는 안되는 부분을 빼먹었군요. 바로 동굴의 비유입니다. 7권이 동물의 비유로 시작합니다. 깨달음의 여정에 대한 비유라는 생각이 듭니다. 유명하지만 제대로 알고 있는 경우는 드문데 읽어보시면 재미있습니다. 저는 특히 깨닫고 와도 세상에서는 적응하지 못하면 비웃음만을 사게 될 뿐이라는 것, 실물을 보고 왔지만 동굴에서의 왜곡된 모습에 익숙해지지 못하면 동굴 속의 전문가를 당하지 못한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서 깨달은 후가 더 문제라는 생각이 가능하겠군요. 동굴의 비유는 따로 요약하지는 않겠습니다. 이것으로 7권을 마침.
뒤늦게 댓글을 답니다.^^ 플라톤의 "국가"는 참 많이 인용되고 언급되는 고전인데도 사실 저는 읽어보지 못했답니다. Happysong님의 요약을 통해 내용을 보니 더 의미심장합니다. 스피노자뿐 아니라 들뢰즈를 읽을 때에도 늘 플라톤이 등장해서, 그리고 철학 교과서이든 요약본이든 다른 철학자들의 주석이든 어디에서나 참 많이 나오기 때문에, 익숙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었습니다.
검색해 보니 지난 3월에 "국가"의 새로운 한국어 번역판이 나온 모양입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religion/577739.html
쉽진 않겠지만 이번 기회에 한 권 사서 틈 나는 대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구텐베르크 프로젝트에 epub 파일이 올라와 있어서 다운로드 받아 아이북스로 조금 읽어보았습니다.
http://www.gutenberg.org/ebooks/1497
역시(?) 7장이 가장 재미있네요. 이 부분은 인용된 것으로도 많이 본 대목이라 더 익숙하기도 하구요. Happysong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