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세미나4기 발제2 얼렁뚱땅
2011.08.18 22:25 Edit
제 3장 콜레스테롤의 딜레마
비타민D와 엽산은 둘 다 인체에 필수적인 성분이다. 비타민D는 햇빛(자외선)을 받고 인체에서 생성되는데 반해서 엽산은 햇빛에 의해 파괴된다. 그래서 우리 몸은 필요한 양의 비타민 D를 생성할 만큼의 햇빛을 받아야 하는데, 그 햇빛의 강도는 그로 인해 엽산이 파괴되더라도 그 남은 양만으로 우리의 인체의 활동에 지장이 없는 정도여야 한다. 그렇다고 어떻게 균형을 맞출까 고민할 필요는 없다. 인간의 몸은 이미 주어진 환경의 햇빛의 강도에 따라 비타민 D의 생성과 엽산의 파괴가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진화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피부색이 그것이다. 자외선이 강한 적도 근처에는 엽산의 파괴를 줄일 수 있도록 검은 피부로, 일사량이 적은 북쪽 지역은 자외선을 최대한 많이 받아들여 필요한 만큼의 비타민 D을 생성할 수 있도록 흰 피부로 진화가 일어났던 것이다. 이누이트족의 경우처럼 예외도 있지만 그것은 환경에 적응한 선택이 발생할 만큼 긴 시간을 거주했더라도 음식을 통해 충분한 비타민 D를 섭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피부색에 대한 진화적 압력이 없었던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런데 피부색과 환경의 긴밀한 관련은 현대에 와서 다른 양상을 띠게 되었다. 불과 1-2백년 전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인간이 자기가 태어난 마을을 벗어나지 않고 일생을 마쳤다. 그러나 지금은 원래 태어난 곳을 떠나 지구 어디든 거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가령 내가 검은 피부를 가졌더라도 북극에 가서 살 수도 있다. 그럼 비타민 D가 부족해진다는 것을 알고 비타민 D을 음식이나 영양제로 섭취하면 된다. 내가 흰 피부를 가졌고 적도 부근에 살게 된다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엽산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자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강제로 조상대대로의 땅을 떠났고 타향에서의 삶이 자신의 건강을 돌볼 처지가 아닌 경우에 발생한다. 흑인노예가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앞에서 설명한 비타민 D, 엽산과 자외선의 상관관계에 따르면, 뉴잉글랜드에 강제로 이주당한 흑인노예의 경우 비타민 D 부족이 일어났을 것이다. 여기서 이 장의 제목을 차지한 콜레스테롤이 등장한다. 그것은 시대를 뛰어넘어 나타난 다음의 문제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미국사회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심장병에 걸리는 비율이 유럽계나 아시아계에 비해 두 배에 이르는데, 그것은 왜 그런가 하는 점이다. 비타민 D는 체내의 콜레스테롤이 햇빛을 받아 변환되어 만들어진다. 그러니까 비타민 D의 생산은 햇빛의 양 뿐만 아니라 체내콜레스테롤의 양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적은 햇빛이라도 콜레스테롤이 충분하다면 그래도 필요한 만큼의 비타민 D를 생산할 수 있다. 특히 ApoE4라는 유전자는 혈액을 흐르는 콜레스테롤 양을 늘리는 일을 한다. 따라서 흑인은 엽산파괴를 방지하기 위해 햇빛을 차단하는 검은 피부를 가짐과 동시에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적은 햇빛으로도 비타민 D의 생산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된 것이다. 이것을 다시 뉴잉글랜드에 강제이주를 당한 흑인노예의 예에 적용시켜보면 이들은 ‘검은 피부를 투과하여 콜레스테롤을 추가로 전환할 만큼 햇빛에 충분치 않기 때문에 비타민 D 부족과 콜레스테롤 과잉’이라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 그래서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경우 콜레스테롤 과잉으로 인한 심장병의 발병률이 높은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아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라면 부작용이 염려되는 콜레스테롤감소제를 복용하기보다는 과잉콜레스테롤이 비타민D로 변환될 수 있도록 태닝을 자주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