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녹색아카데미에서 만난 책들 작은토론회/강좌 관련글
2011.02.18 21:17 Edit
올 한해 읽은 책을 정리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일년을 정리할 글을 써야 겠다고 진작 생각하고 있었는데....
꼭 한번 아파줘야 한해가 가더라구요. (쩝쩝)
그래도 하루라도 남아있을 때 회복되어서 다행이네요.
1. 스피노자의 뇌
(허걱 사진이 어디갔나? )
원제목이 Looking for Sponoza 였어요.
실제로 책의 상당부분이 스피노자의 흔적을 찾는 이야기였어요.
지은이 다마지오도 스피노자와 같은 포루투갈 사람이라
이정도의 애착을 보여주지 않았을까 하는 이야기도 오갔는데요.
여하튼 저는 둘 다 이름이 아주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픽션을 꾸밀 줄 안다면 꼭 써보고 싶은 이름입니다.
여기서 확 깨죠? 바로 그겁니다.
저는 공부의 관점에서 책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신변잡기적으로 책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부제가 Joy, Sorrow, and the Feeling Brain입니다.
Feeling Brain .
이 때부터 Brain에 대한 공부가 시작되었지요.
Brain.
조금은 접근하기가 조심스럽죠.
자신을 규정하는 것이니까요. 마치 심리학처럼 .....
예컨대 너는 너 자신을 모르지? 너가 왜 그렇게 했는지 모르지?
그건 말이야 너의 이드, 리비도 , 슈퍼에고, 억압 등등등 ... 그래서 그런 거야.
라고 심리학이 무의식을 선점했던 것처럼
그게 Brain 에 와서는 뇌라는 물질로 더 구체화되면서
'보이시죠. 바로 여기가 잘못된 것이죠.'
라면서 뇌를 선점하는 것이죠.
(그래서 실제로 ' 당신의 뇌를 치유해 드립니다' 하면서 등장한 세력도 있어요.)
그 앞에서 우리는 규정당하지 않으려고 애를 써거나
규정된 자신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고민하거나
뭐 그런 반응을 보이겠죠.
그건 그렇고
다마지오의 책은 무슨 주장을 담고 있었더라요?
Feeling Brain ~!
실제 Feeling에 결정적으로 관여한다고 여겨지는 뇌의 영역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었어요.
(그 이름은 생각이 나지 않네요)
그리고 이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은 지도(?)가 만들어지는 것이었고.....
이 지도가 (제가 이해하기로는) 계기판 같은 것이어서
예컨대 건물이 있다면
뭐 온도 정상, 습도 정상, 1번출입구 오픈, 3층 환기 실시.. ..등등.
건물 전체의 상태를 체크하는 모니터 같은 것으로 이해했어요.
그럼 이 지도 (mapping)가 Feeling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여기가 슬픔의 영역, 저기는 기쁨의 영역 이런 식의 주장은 전혀 아니고
mapping 이 바로 Feeling이라는 것인데요.
제가 이해하기로는
신체 혹은 뇌를 mapping한다면
시시각각 변하는 것일텐데 ...
그 중에서 지속성을 가진 어떤 상태
그리고 그것에 대한 자각(?)
엄밀하게 자각은 아니구요 (자각하는 주체라는 것이 없으니까)
그것의 '질'적인 측면이라고 해야 할 것 같아요.
그것이 바로 feeling이지요.
그리니까 mapping 이 가지는 "질" !
여기까지가 바로 스피노자의 뇌를 읽고 제가 이해한 바입니다.
1년의 시간이 지났어도 별 변화는 없었어요.
저는 이 아이디어에 기본적으로 호감을 갖고 있습니다.
2. 시냅스와 자아
조지프 르두의 작품이었죠.
이 책은 "뇌연구란 이런 것이다"
를 알게 해준 책입니다.
어떤 일의 성과를 누리는 것과
그것이 실제로 생산되는 과정이나 개발되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완전 별개인 것처럼
뇌에 대해 밝혀진 새로운 사실에 대해 '나도 할 말 있다'고 하는 것과
그것이 실제로 밝혀지는 과정에 대해 소상한 설명을 들어야 한다는 것은
완전 다르다
는 것을 절감했다고나 할까요.
역시 이 책은 더욱 전문적이고 어려웠어요.
그래서 별 기억나는 것이 없군요. (결론이 이상하군)
단지 시냅스의 선천성, 후천성 비슷한 이야기를 하던 부분,
기억과 학습에 대해 몇 가지 단편적인 사실들,
그리고 헵가소성 이런 것이 떠오릅니다.
시냅스 선천성, 후천성에서는 (맞는 제목인지 모르겠네요...).
뇌의 발생단계에서 시냅스는 형성되는 것인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으면 끊어지고 사용하면 유지되는 것인가?
라는 질문이었는데 사용되지 않는 연결은 끊어진다는 쪽이 정설이었던 것 같아요.
기억에 관해서는 명시기억과 묵시기억(?)이 있다는 것.
기억과 학습을 연결시켜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뇌연구에서는 기억은 학습을 통해 형성되므로
기억을 연구하기 위해 피실험자를 학습시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헵가소성은 시냅스형성의 바탕이 되는 메커니즘 정도로 이해하고 있네요.
이 책은 다시 읽어보면 어떨까요?
(혼자서는 절대 안읽지 않겠어요? )
3. 앎의 나무
마투라나와 바렐라의 작품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은 바로 위의 르두 책과는 완전히 다르네요.
르두 책이 한 페이지에 논문을 최소 5개 이상 (과장입니다요) 인용하는 성격이라면
앎의 나무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
지은이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있지요.
지금 우리가 Mind in Life를 읽고 있으니까
아직 마투라나와 바렐라의 생각을 따라가는 중이네요.
근데 왜 앎의 나무라고 했을까요?
갑자기 궁금해지는군요.
혹시 이해하신 분 있으세요?
책에 그려진 도마뱀 있는 그 나무를 말하는 것일까요?
관찰자로서 관찰만 할 수 있는 객관적 세계란 없다.
knowing is doing.
이 때knowing이 단지 knowing이 아니라 seeing, hearing, smelling, tasting, touching 등
우리가 외부세계를 경험하는 모든 통로를 다 말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것은 사실은 수동적으로 외부세계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 작동하여 변화를 일으킨다는 의미로 doing이라고 하는 것이죠.
근데 여기서 말한 우리란 생명체인데요....
생명체란 autopoesis한 것인데
그게 일단은 외부와 분리되는 자신을 구축하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작동하는 녀석이란 말이죠.
그렇지만 외부세계도 고정되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 녀셕과 상호작용하면서 계속 변하게 되어 있단 말이죠.
이 외부세계는 물론 다른 생명체도 포함됩니다.
나라는 생명체는 이 다른 녀석의 외부세계가 되겠네요.
이러다 보면 ...........
얽히고 설킨 정도가 복잡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복잡의 종결자로서의 세계가 그려지는 것이죠.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부할수록 정돈되는 느낌이 아니라 헝클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약간 겁이 난다고나 할까
그런 느낌이 있어요.
에반 톰슨의 생명 속의 마음이라는 책으로
정리해보려 하고 있지만
선입견 때문일까요?
아직 헝클어진 느낌은 여전합니다. (잔넨)
4. 과학과 메타과학
오솔길님의 책 중
혼자는 안 읽는 품목에 속하여
계속 안읽고 있다가
같이 공부하게 되면서 읽었던 책입니다.
그리고 저자와의 만남의 시간까지!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많이 담겨져 있었던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고도의 추상적 사유에 관한 것인데
읽을 때는 별로 의식하지 못했네요.
물리학도 많이 알아야 하구요.
인상에 남는 것은
내가 이러한 앎을 얻었다고 했을 때
어떻게 해서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을까
하는 과정을 성찰해나가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녹색아카데미에서 공부하면서
줄곧 한 생각이지만
아직 생각에만 머물고 있는
물리학을 조금이라도 공부를 해보아야겠다는
희망을 더 품게 하였던 책입니다.
현재 에반 톰슨의 생명 속의 마음을 읽고 있는 중 입니다.
지금 정리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다가는 2010년이 지나가 버려서리.....
얼른 마무리해야죠.
저 혼자서는 상상도 못할 책들을 접하고 읽을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을 했습니다.
그 외에도 덕분에 알게 된 많은 글, 책들이 있습니다.
모두 감사드리고
2010년 녹색아카데미에서 공부하면서
엄청 똑똑해지고
무엇보다 자신을 성찰하는 힘이 늘어난 것 같아
무척 기쁩니다.
그럼 2011년도 2010년만큼 혹은 조금 더 낫게
지낼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모두모두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해피 뉴 이여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