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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아카데미

과학사 관련 책 몇 권 소개

2014.12.23 12:04

自硏 自然 조회 수:4136



이모작님이 과학사 관련된 책들을 소개해 달라고 부탁을 하셨습니다. 과학 전반에 대해 살피는 것은 참 방대한 일이지만, 역사를 통해 과학을 보면 과학도 은근히 편안한 주제가 됩니다.

하지만 막상 과학사, 과학의 역사를 잘 다룬 책을 꼽으라면 마음에 미묘한 걸림이 있습니다. "다음 책" 에서 검색해 보면 1200여 권이 검색됩니다. 이 중에는 아주 훌륭한 책도 있고 그저그런 책도 있지만, 이 정도를 대략 다 읽어낼 수 있다면 아주 훌륭한 지식을 갖게 되리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물론 저도 이 1200여 권의 책 중에 읽은 것은 별로 많지 않습니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과학사 책은 제가 전혀 살펴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그런 종류의 책이 많이 보입니다.

제가 할 일은 어떤 책이 더 좋은지 하는 저의 평가보다는 대략 책의 장단점을 소개하고 함께 골라볼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일일 것입니다. 제가 일차적으로 선택한 10권의 책은 제가 보았던 것을 우선으로 했습니다. 과학의 특정 시기만 다룬 것은 일단 제외하고,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과학의 역사 전반을 다룬 것을 택했습니다.


(1)
  서양과학사상사

서양과학사상사

이 책은
과 학을 하나의 사상으로 이해하는 접근입니다. 다소 영국 쪽에 치우친 것 같은 느낌이 없진 않지만, 서양의 과학이 어떻게 자리를 잡아왔는가를 잘 정리하고 있습니다. 대학 강의의 교재로 쓰기에도 나쁘지 않습니다. 책 내용은 좀 상세한 편이어서 읽기가 약간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교보문고의 책 소개가 잘 되어 있습니다.

『서 양과학사상사』는 그리스 자연철학에서 20세기 양자론까지 인문학의 눈으로 본 과학사상의 역사를 담은 책이다. 세계를 합리적이고 자연주의적인 방법으로 설명한 고대 그리스, 사변적인 자연철학을 벗어나 근대 과학의 특징을 뚜렷이 보인 르네상스, 과학사상의 주요한 발전과 더불어 과학이 서양 문화에 끼친 영향을 역사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특 히 자칫 지루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과학사상의 역사를 문화적 측면에서 역사적으로 접근한다. 즉 과학지식이란 어떤 뛰어난 천재들이 우리 문화에 던져준 막연한 것이 아니라, 우리 문화에 내재되어 있는 한 부분임을 강조한다. 각 시대와 지역별로 문화적 관점에서 과학의 성공과 실패를 다루며, 어떻게 한 시대의 과학발전이 이전의 발전과, 다음 시대의 발전과 맞물리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2)
과학과 기술로 본 세계사 강의
과학과 기술로 본 세계사 강의

저자 제임스 맥클랠런과 해럴드 도른은 둘 다 프린스턴 대학에서 과학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원로 과학사학자입니다. 원제를 그대로 직역하면 "세계 역사 속의 과학과 기술"인데, 역자가 이를 뒤집는 바람에 표지만 보면 "세계사 강의"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 책의 주된 관심은 과학과 기술입니다. 다른 과학사 책들과 대비되는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역사 속의 과학을 강조한다는 점입니다. 단점이라면 책의 글씨가 좀 작거나 좁고, 여러 가지 사실들이 방대하고 상세하게 다루어지고 있어서, 이 책을 다 읽는 데에 시간이 좀 많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3)
사회 속의 과학
사회 속의 과학
저자인 나카지마 히데토는 도교공업대학 대학원의 교수입니다. 책 제목과 같은 제목의 수업을 방송대학에서 맡았다가 그 강의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입니다. 이 책은 기존의 과학사 책들과 상당히 다른 측면을 보입니다. 무엇보다도 과학과 기술과 사회의 관계가 두드러지게 융합적이라는 점입니다. 과학 따로, 기술 따로, 사회 따로...가 아니라 이 세 요소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가를 아주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저자가 가진 특별한 관심, 즉 동아시아에서 과학은 어떤 의미를 지녔던 것일까, 지금은 어떤가 등의 문제의식이 여기 저기 스며들어 있습니다. 그림이나 사진이 흑백이어서 좀 덜 재미있고 약간 고리타분한 느낌이 없진 않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원서가 출판된 것이 2008년이고 한국어 번역판이 출판된 것이 2013년이라는 점에서도 그렇고 내용면에서도 그렇게 최근의 새로운 발견들과 관점들이 잘 반영되어 있는 따끈따끈한 책입니다.


(4)

과학을 배반하는 과학

과학을 배반하는 과학(과학을 둘러싼 오해와 편견 100가지)


에른스트 페터 피셔는 독일 콘스탄츠 대학의 과학사학자입니다. 물리학과 생물학을 공부했고 여기에 덧붙여 과학사학까지 공부한 사람답게 저서도 엄청나게 많고 무지무지 박식합니다. 이 책은 과학사라기보다는 과학사의 여러 단면들을 100개의 짧은 글로 연재했던 것을 모아 놓은 것입니다. 일단 재미있습니다. 부담이 적죠. 다만 통사의 형식을 갖추지 않아서 과학의 역사 전반을 보기에는 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과 학을 배반하는 과학』에 실린 글들은 저자가 독일의 유력 일간지 중 하나인 〈디벨트 Die Welt〉지에 기고한 짧은 과학 칼럼들 100개를 모은 것들이다. 호흡이 짧은 신문 칼럼의 특성상 독일어판 원서에서는 내용을 이해하기 위한 배경지식들이 따로 다루어지지 않았다. 한국어판에서는 독자들이 글의 내용을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Tip과 자료 사진들을 별도로 넣어 보강하여 출간하였다. 원제는 Irren ist bequem. 번역하면 ‘오류는 편안해’라는 뜻이다.



(5)

사상사 속의 과학

사상사 속의 과학


이 책은 어떤 면에서 피셔의 책과 반대되는 책입니다. 과학이라는 것을 철저하게 고대로부터 지금까지의 사상의 역사 속에 집어 넣고 이를 통사적으로 살핍니다. 예스24에 실린 책 소개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과학이란 무엇인가?'의 근본 질문을 시작으로 과학철학 분야의 석학들이 모여 고대부터 현대까지 철학, 역사, 문화, 사회학과 함께 발달해 온 과학의 7천년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1974~1975년에 걸쳐 NHK 대학 철학강좌인 '사상사 속의 과학'을 텍스트로 하여 편집하였다. 그 이후에 개정을 거쳐 최근 새로이 알려진 사실을 토대로 최소한의 보정과 첨가, 삭제 과정을 거쳐 완성이 되었다.



(6)

하룻밤에 읽는 과학사

하룻밤에 읽는 과학사

"불의 이용부터 나노 테크놀로지까지 인류 과학의 역사를 한눈에"라는 부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임을 강조합니다. 저자는 일본사람인데, 정통 과학사학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주 인기가 좋은 책입니다.


예스24에 소개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과 학사는 생소한 용어나 이론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친숙하게 느끼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이는 결과만 놓고 과학사를 이해하려 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저자는 이 부분을 놓치지 않고 세계사의 큰 틀 안에서 각각의 이론과 기술, 과학자들 사이의 관계를 유기적으로 풀어냈다. 『하룻밤에 읽는 과학사』에는 역사의 흐름과 함께 과학이 발전하고 흥망을 거듭하는 과정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기에 세계 역사와 따로 떨어진 과학사가 아닌 역사 속에서 과학이 어떻게 발전했는가를 살필 수 있다. 억지로 암기하지 않아도 인과관계 속에서 자연스레 과학사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동양과 서양에서 과학이 발전한 과정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종합적으로 전달해 인류 과학사를 풍부한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 2014년 개정판에서는 기존의 흑백 지면을 듀오톤 컬러로 바꾸어 세련성을 더했고, 복잡하면서도 헷갈리기 쉬운 지식을 100여 컷의 지도와 도표로 한눈에 파악하기 쉽도록 정보 디자인을 보강했다.



(7)

과학 -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과학 -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제목은 마치 과학 전반에 대한 이야기인 것처럼 보이지만, 원제는 "과학의 역사"입니다. 단점이 있다면 너무 뚱뚱하다는 것과 다소 영국 중심의 역사서술이라는 점입니다. 제 자신은 많이 즐기면서 이 책을 읽었습니다. 아무래도 초보자를 위한 책이라기보다는 어느 정도 과학사를 아는 중급 독자를 위한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8)

지도로 보는 세계 과학사

지도로 보는 세계 과학사


가장 큰 강점은 일목요연하다는 것입니다. 내용도 쉽습니다. 하지만 좀 뚱뚱합니다. 그리고 저자가 중국의 과학사학자이다 보니 중국을 좀 두드러지게 강조한다는 게 특징입니다.


예스24의 책 소개입니다.


우리가 과학을 탐구하고 발견해 가는 과정은 자연에 대한 지식을 늘려가는 동시에 과학과 인간의 상대적인 관계를 밝혀주기도 할 뿐만 아니라 과학 발전과정에서 형성된 인간의 관념을 인정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연계의 궁극적인 진리의 가능성에 대한 인식을 부정하기도 했는데, 이 책은 인류의 자연과학 발전을 전면적으로 다루면서 과학지식이 축적되어 온 과정의 전체적인 윤곽을 그려내고 있다. 즉 동서양의 과학지식 발전 궤도의 탐색을 통해 인류 자신을 포함한 지식세계의 변천사를 나타내고자 하였다.

『지 도로 보는 세계 지식사』는 인류가 쌓은 지식을 총망라한 ‘과학 일대기’와 같은 책이다. BC 7000년부터 시작하여 인류 최초의 과학이 싹트기 시작한 시기, 계몽시대의 과학, 근현대 과학의 위대한 혁명에 이르는 과학지식을 총망라한 것으로 방대한 자료를 수집한 뒤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을 선별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9)
사이언스-SCIENCE
사이언스-SCIENCE(DK)
510 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으로 과학의 역사를 정리한 책입니다. 아주 뚱뚱하지만, 사실 그림이 대부분이어서 별로 부담스럽지는 않습니다. 1. 과학의 여명기 2. 르네상스와 계몽 1500-1700 3. 산업혁명 1700-1890 4. 원자시대 1890-1970 5. 정보시대로 나눈 과학의 역사의 각 국면들이 모두 마주보는 두 페이지 안에 아주 잘 요약되어 있습니다. 그림으로 된 백과사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0)
과학사
과학사


한국의 과학사 연구는 그리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해방기 홍이섭 선생의 과학사를 비롯하여 60여년 넘게 과학사학을 전공하며 후학을 가르치고 연구를 지속해 온 분들이 있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 분들이 저술한 책입니다. 저자는 김영식 , 박성래 , 송상용 세 분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세 분 모두 은사이시고 이 책의 초판을 통해 과학사를 배웠기 때문에 이 책이 아주 익숙하기도 하고 편안하기도 합니다. 세 분이 각각 과학혁명기까지의 과학, 과학혁명기 이후의 과학, 동아시아의 과학을 나누어 집필했고, 전체적으로 대학 수업을 염두에 두어 세 부분이 각각 17장, 12장, 12장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전체 41장은 대략 독립적인 모듈이라서 관심이 가는 부분을 중심으로 발췌독을 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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