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작님이 바쁘신 것 같아서, 간단하게 6월 모임 예비공지를 살짝 올려둡니다.
장소는 오랜만에 길담서원이 되겠습니다.
날짜는 6월 8일(토)입니다.
시간은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14:00-18:00입니다.
목요일(6월 6일)이 휴일인 것이 모임에 영향을 줄지 조금 염려도 됩니다.
이번 6월 모임의 연사는 이모작님입니다.
지난 번 말씀으로는 주제가 조금 바뀌었다고 하신 것 같은데, 작년 12월에 정한 바로는 "마르크스주의와 생태학"입니다. 눈사람님이 올려 주신 것에는 "마르크스주의와 생태학"으로 되어 있는데, 아마도 여기에서의 '생태학'은 ecology의 번역어로서 오히려 '생태주의'에 가까울 것이라고 저는 짐작하고 있습니다. 먹이사슬, 먹이그물, 극상, 천이 같은 개념이 나오는 '생태학'이 주된 관심을 아닐 듯 해서 말이죠. 물론 정확한 것은 발표자가 다시 알려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것은 이전에 이모작님의 추천으로 존 벨라미 포스터가 쓴 "마르크스의 생태학: 유물론과 자연"을 조금 읽어본 정도입니다. 저자가 직접 [월간 비평](Month Review)에 실은 아래의 글에 그 책의 내용이 잘 요약되어 있습니다.
http://monthlyreview.org/press/books/pb0122/
흔히 진보는 자연의 정복을 필요로 한다고 하고, 마르크스가 자본주의 사회의 다음 단계에 대해 살피면서 생산력과 생산구조 사이의 모순에 주목했다는 것이 정설이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마르크스는 생산력의 발전을 아주 중요하게 여긴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포스터가 밝히고 있듯이, 마르크스의 관점은 그보다 훨씬 더 세련된 것이었던 모양입니다. 이 책에는 칼 마르크스뿐 아니라 토마스 맬더스, 루트비히 포이어바흐, 프루동, 윌리엄 페일리 등도 등장합니다.
변증법적 자연주의 내지 변증법적 생태주의를 제안하는 존 벨라미 포스터의 생각이 상당히 참신하게 느껴집니다.
이전에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 정확히는 "지탱할 수 있는 발전")에 대해 말할 때, 생태주의적으로 좋은 것은 발전이 없는 게 아니겠는가, 발전을 꼭 전제해야 하는가 하는 의견도 나온 적이 있습니다만, 녹색문명을 고민하는 우리의 관심에 비추어 볼 때, 마르크스주의도 꼭 짚어보고 가야 할 대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월간 비평](Monthly Review) 홈페이지에 가면 오른쪽 위에 "Climate & Capitalism"(기후와 자본주의)이라는 단추가 있습니다.
거기를 클릭하면
http://climateandcapitalism.com/
로 가게 됩니다. "사회생태주의 아니면 야만: 제3의 길은 없다"라는 구호에서 여기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것이 "사회생태주의"일 것이라는 짐작을 하게 됩니다. 마르크스주의와 생태주의에 대해 아예 한 모듬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http://climateandcapitalism.com/category/marxism-ecology/
혹시 아래의 책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책들은 하나같이 책 표지가 녹색일까요?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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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2013.05.28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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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3.05.29 14:18
앗! 우리 자료집은 적색이었나요!
참 혹시 2011년 자료집 여분이 남아 있는지요? 레이첼 카슨 평전을 번역하신 지인에게 저희 자료집을 선물하고 싶어서요.
다시 보니 종이로 된 책이 참 보기에도 좋고 맘에 쏙 드는데, 종이로 책을 만들지 않아서 아쉬움이 조금 남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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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2013.05.29 15:14
밝은 주황색 혹은 오렌지색이니 녹색보단 적색에 가깝지요~
자료집, 물론 있습니다. 아직 책을 안 풀어서 좀 찾아봐야하는데... 애써볼께요. ^^;;
6월 모임날 가져갈까요? 아니면 우편으로 여러 권 보내드릴까요?
들고 가면 최대 2권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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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3.05.30 10:32
눈사람님/ 오래 전에 읽은 책이지만, 루돌프 바로(Rudolf Bahro)의 책 From Red to Green이 생각납니다.
(바로의 일생, 바로의 저작, 바로에 대한 강연 등을 보시면 좋을텐데 아쉽지만 모두 독일어네요. ㅠㅠ 틈날 때 한번 번역해서 저희 좋은 자료 게시판에 올릴게요. 검색해 보니 2002년에 평전이 나왔습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책은 "대안: 현실사회주의 비판"이겠습니다.
Rudolf Bahro: Die Alternative. Zur Kritik des real existierenden Sozialismus, (Europäische Verlagsanstalt, 1977).
저희 자료집은 짐 풀어 정리하기도 쉽지 않을 텐데 천천히 하셔도 괜찮구요. 당연히 굳이 들고 오실 것까진 없구요. 이미 제 것을 선물했답니다. 아주 좋아하시더군요. 저는 나중에 기회 될 때 한 권 주시면... 아님 가을에 "살아보니"(2탄)를 또 그 멋진 집에서 한다면 그 때 받아도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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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3.05.30 11:26
프레시안에 실린 김종철 선생님의 강연에 루돌프 바로가 잘 소개되어 있네요. (프레시안 기사 링크)
문순홍 선생님이 1997년에 타계한 루돌프 바로를 소개한 글도 "함께 사는 길"이라는 잡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1999년에 발표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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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3.06.08 12:02
포스터의 책을 이전에는 설렁설렁 읽었었는데, 다시 꼼꼼하게 읽어보니 정말 중요하고 훌륭한 책인 것 같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는 더 어렵습니다. 철학사적인 맥락뿐 아니라 과학사도 상당한 정도로 이해하고 있어야 책이 좀 편하게 읽힙니다. 이모작님 덕분에 좋은 책을 알게 되었는데, 오늘 모임에서도 이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오고가리라 기대하고 있고, 다음 기회에는 본격적으로 이 책이든 관련된 내용이든 더 깊이 있게 서로 이야기를 나누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우리 자료집은 적색 계열입니다. 크허허~~
예비공지를 너무 멋지게 올리셔서 이모작님이 부담스러우실듯.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