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녹색문명 공부모임을 안내해 드립니다.
- 일시: 2013년 7월 13일(토) 14:00-18:00
- 장소: 길담서원
- 제목: 문명의 붕괴: 드미트리 오를로프의 다섯 단계
- 발표:
총론 및 전체적인 도입: 장회익 선생님
1장 재정적 붕괴: 이모작님
2장 상업적 붕괴: 自硏 自然
3장 정치적 붕괴: 산지기님
4장 사회적 붕괴: 바다님
5장 문화적 붕괴: 눈사람님
지난 번 모임에서 장회익 선생님께서 디미트리 오를로프의 신간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제목은 "붕괴의 다섯 단계"이고 저자는 디미트리 오를로프입니다. 이 책에 대한 소개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http://www.greenacademy.or.kr/xe/135462 )
오를로프의 '붕괴론'은 자연스럽게 2005년에 미국의 지리학자 자레드 다이아먼드가 [총, 균, 쇠]의 후속편으로 낸 [문명의 붕괴](Collapse: How Socieities Choose to Fail or Succeed)를 떠 올리게 합니다. 1988년에 출판된 미국의 인류학자 조지프 테인터의 [문명의 붕괴](Collapse of Complex Societies)가 경제적인 요인에 주목했다면, 다이아몬드는 환경 문제에 집중합니다.
오를로프의 붕괴론을 다이아먼드나 테인터의 관점과 비교하여 살펴보는 것이 여러 모로 유익해 보입니다.
원래 7월에는 뭉게구름님이 "융, 켄 윌버의 의식과 온생명론"으로 발표를 하실 예정이었는데, 뭉게구름님의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서, 대신 장회익 선생님이 소개해 주신 오를로프의 책을 함께 검토해 보는 자리를 갖기로 했습니다. 지난 번 모임에서는 발표를 한 장씩 맡기로 했는데, 그 때 대략 잠정적으로 다음과 같이 발표를 정했습니다.
총론 및 전체적인 도입: 장회익 선생님
1장 재정적 붕괴: 이모작님
2장 상업적 붕괴: 산지기님 ---> 자연자연
3장 정치적 붕괴: 자연자연 ---> 산지기님
4장 사회적 붕괴: ---> 바다님
5장 문화적 붕괴: 눈사람님
지난 월요일에 눈사람님의 이메일을 받았는데, 그에 대한 저의 답장에서 일단 책이 그리 녹록치 않고 제가 이미 이 책을 구입했기 때문에 너무 분산시키지 않고 그냥 제가 전체를 맡아서 발표를 맡는 게 더 낫겠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준비를 시작하다 보니 여러 가지 걸림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우선 제가 재정 문제나 경제 문제에 대해 상당히 지식이 적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고, 공교롭게도 학술대회 논문 발표와 다른 모임에서의 발표와 여러 글빚이 겹쳤는데, 제 욕심에 비해 유익한 발표를 준비하지 못할 것 같다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이 자리에서 발표를 함께 해 주실 분이 댓글(답글)을 달아 주시면, 함께 준비해 보는 것이 더 현명하고 바람직한 방식이 되리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모임에서 일단 후보가 되신 이모작님과 산지기님의 인준이 필요할 것 같고, 눈사람님에게도 한 장을 다시 부탁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전에 래인님이 다이아먼드의 [총, 균, 쇠]를 가지고 발표를 해 주신 적이 있는데, 이번에 그와 관련된 이야기도 다시 나눌 수 있으면 좋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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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2013.06.1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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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2013.06.17 14:59
4장 사회적 붕괴는 제가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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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3.06.17 22:05
와~ 고맙습니다. 바다님은 8월에 발표를 맡으셔서 두 달 연속으로 하시면 부담이 많이 되실 터인데 이렇게 거들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눈사람님은 5장뿐 아니라 다이아먼드 책까지 읽으신다니 더더욱 고맙습니다.
테인터나 다이아먼드의 붕괴론을 세세하게 검토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도 다이아먼드 책은 간략하게만 보았었는데 어제 한국어판 주문해서 내일 받습니다. 역시 한글로 읽는 게 가장 빠르겠죠? ^^ 테인터의 책은 인터넷 상에 pdf 파일이 있습니다.
http://monoskop.org/File:Tainter_Joseph_The_Collapse_of_Complex_Societies.pdf
여하튼 이번 모임에서는 오를로프의 책에 집중하는 게 현명할 것 같습니다. 발제가 확정되면 눈사람님이 오를로프의 책을 전달해 주실 겁니다. (맞죠, 눈사람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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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2013.06.18 12:40
네! 일단 위에 올려주신 잠정적 발표자분들께서 최종적 발표자가 되실 것으로 믿고,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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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3.06.18 17:05
눈사람님, 바다님과 산지기님에게는 이미 전달했답니다. ^^
그리고 아무래도 이모작님이 1장을 맡으시는 게 무리일 것 같은데, 혹시 시인처럼님은 시간이 안 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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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3.06.18 17:07
산지기님과 의논하여 2장과 3장의 발제 순서를 바꾸었습니다. 2장에는 진화론도 나오고 19세기 정치경제학 이야기도 나오고 경제사 관련된 이야기도 나오고 여러 모로 흥미로운 주제들이 나옵니다. 제가 마침 진화론과 정치경제학에 대한 것을 최근에 발제할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더 관심이 생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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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2013.06.18 17:50
바다님과 산지기님은 두 번 받으셨겠네요..
시인처럼님한텐 물어보지도 않겠습니다.. ^^;
해피쏭님께 연락해볼께요. (결과는 곧 댓글에서 확인 가능.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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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쏭
2013.06.18 18:27
나름 긴박한 상황(?)이었네요.
베란다에 서서
공원에 나타난 들개 2마리를 추적하고 있다가
눈사람님 전화를 받고
덜컥 발제를 맡게 되었습니다.
1장인데요...흠
역시 재정이네요. ..:0
하여튼 되는대로 해보고
안되면
안되는대로 해보도록 노력할께요.
눈사람님...
상당히 노련하세요. :)
조만간에 홈피에 글올려야지 했는데
이런 식인 줄은 몰랐는데요...헐
세상일은 정말 알 수가 없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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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3.06.18 19:08
오~ 해피쏭님! 고맙습니다. 이렇게 해서 7월의 환상적인 발제 팀이 완성되었네요. 공원에 나타난 들개라... 뭔가 특이한 현상인 것 같습니다. 눈사람님이 어떻게 연락을 하셨길래... 노련하다고 하신 건지, 궁금 궁금... ^^
재정적 붕괴라는 게 저는 참 어렵더라구요. 실제로 생산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데, 돈이 돌다 보면 누군가 돈을 벌게 된다는 것도 이상하고, 돈을 빌리면 이자를 내야 한다는 것도 사실 공감할 수 없었는데, 오를로프의 서술에서는 명확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물리적으로는 항상 물건이 낡아지게 되고 점점 더 헌 것이 되어가지만, 돈이라는 것은 이상하게도 시간이 흐를수록 이자라는 것을 통해 액수가 늘어난다는 거죠. 악성 고리대부업자에게 돈을 빌리면 나중에 원금보다도 더 많은 이자를 내야 한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참 무섭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모작님이 지금은 연락이 안 되고 있는데, 나중에 모임에서는 여러 가지 현실적인 파이낸스 문제에 답을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박인구님의 박식함도 그립습니다. 다음 모임에라도 박인구님 볼 수 있으면 좋겠는데... 요즘 많이 바쁘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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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2013.06.19 08:41
으허허~ 드림팀입니다~! (저만 빠지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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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
2013.06.19 10:04
1장 Finance collapse 발표하겠습니다. 서론을 읽어보니 재미있는 관점인 듯..
Finance가 싑지는 않겠지만 노력하겠습니다. 가능하면 직역 후 발제 시도를 도전하겠습니다.
우리가 가능하면 번역해도 좋을 듯 한 책인듯 해요.
'Collapse는 자명한 일인데 이것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라는 관점은 collapse 자체에 의문을 품고 있는 우리에게 신선함을 던져줍니다. 그리고 이를 대비하는 Toolkit---
우선 제 과제를 최대한 소화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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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
2013.06.19 10:42
아이구 이미 결정되었으면 저는 열심히 읽고 공부하고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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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3.06.19 10:51
와~ 이모작님 감사합니다. ^^ 너무 서둘렀던 모양입니다. 이모작님이 많이 바쁘신 것 같아서 해피쏭님께 발제를 부탁드린 거였는데, 이모작님께서 1장을 맡으신다면 다른 방법이 있겠습니다.
(1) 이모작님과 해피쏭님이 1장을 절반씩 나누어 발제하는 방법
(2) 원래 예정대로 이모작님이 1장 발제를 맡으시고, 해피쏭님은 편안하게 그냥 오시는 방법
(3) 이모작님이 1장을 맡으시고, 해피쏭님이 저 대신 2장을 맡으시고, 저는 Tainter와 Diamond의 생각을 정리해서 보충하는 방법
(4) 이모작님이 1장을 맡으시고, 해피쏭님이 2장을 맡으시고, 저는 편안하게 그냥 가는 방법
일단 제 머리 속에서는 (3)안이 좋아 보이는데, 일이 너무 커지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여하튼 애초에 테인터와 다이아먼드의 주장을 간략하게라도 정리할 심산이었으니까, 한번 고려해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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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쏭
2013.06.19 11:17
긴박함의 연속이군요.
제가 자연자연님 문자만 보고
홈피를 안봐서 어떤 상황인지 몰랐군요.
처음 예정했던 대로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1,2,3,4 중 2번으로 결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럼 저는 즐거운 마음으로 다시 어제 저녁 상태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수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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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2013.06.19 14:47
흠.. 이모작님께서 1장 하시는 건가요? ^^
이모작님을 좀 더 기다릴 걸 그랬네요.. 이모작님과 해피쏭님께서 해결보셔야겠지만, 저는 이모작님 발제에 한 표요. 맡기로 하시기도 했고, 경제쪽은 잘 아실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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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3.06.19 15:28
우여곡절 끝에 1장 발제는 이모작님께서 맡아주시기로 했습니다. 해피쏭님 의견대로 (2)안이 된 거죠.
1장은 저에게는 좀 어렵더군요. 헤지펀드니 LTCM (Long Term Capital Management)이니 하는 것들이 따로 설명 없이 예로 나오니까 예를 몰라서 더 낯설더군요. 오히려 중간에 우주 제국 이야기에 나오는 방정식 부분은 아주 잘 이해되었다는... ^^ 확실히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익숙한 것은 쉽고 편한데 낯선 것은 어렵고 헷갈리는 것 같습니다.
킨들 전자책으로 읽으려니 좀 번거로운 점이 있어서 오늘 종이 책도 주문해 버렸는데 한 주밖에 안 걸린다고 나옵니다. 사실 이런 체계 자체가 무척 신기한 일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의 해악과 모순이 분명하지만, 막상 제 손 안에 있는 컴퓨터로 인터넷에 접속하여 책을 선택하고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결제를 하면 미국 출판사에 있는 책이 불과 일주일만에 제 손 안으로 들어온다는 것.... 그것은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인터넷 서점의 시스템뿐 아니라 택배 물류 시스템과 금융과 신용카드 회사의 복잡한 시스템이 다 맞물려 돌아가지 않으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겠죠. 그리고 어느 순간 이런 시스템에 구멍이 생기고 점점 더 상황이 심각해져서 시스템이 돌아가지 않는 상황, 그리고 가령 내가 원하는 어떤 '상품'을 결코 얻을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도래하게 된다면 무엇을 대비해야 할지.... 당장 전기 송전이 중단되는 소위 블랙아웃 상황이 된다면 18층에 살고 있는 저는 밖에 나갔다 오는 일조차 무척 힘든 일이 되어 버릴터인데...
오를로프의 책에서 아쉽게 느껴지는 (더 정확히 말하면 맘에 들지 않는) 것 중 하나는 환경 문제 또는 생태 문제에 대해 거의 말하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오를로프의 책이 출판된 New Society Publishers는 정확히 생태적으로 지탱할 수 있는 올바른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책들을 출판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New Society Publishers’ mission is to publish books that contribute in fundamental ways to building an ecologically sustainable and just society, and to do so with the least possible impact on the environment, in a manner that models this vision." 어쩌면 이것도 독자의 몫이 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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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2013.07.12 19:09
발제 맡으신 분들은 발제문을 출력해서 가져와주세요. 10부 정도면 되지 않을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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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3.07.12 23:36
저는 발제문을 따로 준비하지 못할 것 같았는데, 어찌어찌 해서 간신히 예닐곱 쪽 정도를 써 보았습니다. 내용 읽는 데 급급하다 보니 좀 정리를 해 보긴 했는데 인쇄해서 나누어 드리기에는 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늘 그렇듯, 몇 가지 일이 한꺼번에 밀려 닥치는 바람에 시간을 내기가 정말 힘들더군요. 발제문이라기보다는 몇 가지 함께 나누고 싶은 점들을 노트식으로 적어가는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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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3.07.14 12:15
어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특히 금융 쪽이 정말 감이 안 와서 어려웠는데 이모작님 덕분에 많이 배웠습니다. 제가 '상업적 위기'라고 한 것을 산지기님이 "실물경제의 위기"라고 하셨는데, 아주 적합해 보입니다. 다만 제가 맡은 부분은 정치적인 문제로까지 넘어가지 않아서 뭔가 이야기를 하다 만 느낌이었는데, 역시 3장 "정치적 위기"가 상황을 잘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산지기님의 질문들에 저도 제 의견을 말하려다가 시간도 촉박하고 해서 말았는데, 여기에 몇 자 적어볼까 합니다.
1) 무정부주의(아나키즘) 상태로 넘어가는 시기는 어떤 모습일까?
2) 도시의 성장과 웨스트 법칙의 관계는 어떨까? 하나의 도시가 블랙홀처럼 주변의 모든 것을 빨아들여 모두 망하게 하듯이, 미국이란 나라가 지구상의 모든 것을 빨아들여 주변을 망하게 하지는 않을까?
3) 발전된 나라들, 소위 G7 국가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4) 사이버공간의 정치는 어떤 모습일까? 진보적인 면이 많다고들 하지만 결국 '붕괴'이 상황을 염두에 두면 더 부정적인 면이 많다는 오를로프의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1) 어제 전쟁 후 상황밖에 상상이 안 된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만, 최근 북아프리카의 상황도 그렇고, 흔히 '아노미'라고 부르는 상황들을 생각하면, 오를로프가 말하는 "정치적 붕괴"는 드물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특히 인류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전기가 되곤 했던 '혁명'들을 생각하면 답이 좀 나올 것 같습니다. 세계사에서 잘 알려진 혁명들은 세세한 단계와 국면들과 정치, 경제, 문화적 조건들까지 잘 연구되어 있는 편이죠. 프랑스 혁명이나 러시아 10월 혁명 등이 대표적이지만, 1848년 혁명이나 크고 작은 혁명들을 생각하면 '정치적 붕괴'로서 결국 '아나키즘' 상태로 나아가는 단계들을 잘 볼 수 있겠습니다. 대신에 이런 개별적인 사례들로부터 일반적인 경향이나 일종의 법칙 같은 것을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불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게다가 오를로프의 서술은 명료하고 논리적이기보다는 마치 수필처럼 되는 대로 자신의 생각을 주워섬기는 느낌이라, 일종의 역사적 단계라기보다는 오를로프 자신이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아나키즘을 산만하게 나열하고 있는 수준 같습니다.
2) 얼른 떠오른 사람은 마누엘 카스텔스였습니다. 도시의 성장과 네트워크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 온 전문가죠. 오를로프가 인용하고 있는 조프리 웨스트는 미국 산타페 연구소의 소장이었던 이론물리학자입니다. (발제문에는 실험물리학자로 되어 있더군요.) 산타페 연구소가 '복잡성 과학'의 메카이긴 하지만 거기에서 다루어지는 내용이나 방향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것이 많은데, 웨스트의 연구도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문명사회의 붕괴"를 쓴 조제프 테인터의 발상도 복잡성 과학의 연구내용을 사회에 적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물리학이나 통계학의 방법을 사용하여 찾아낸 모종의 법칙들을 이렇게 훨씬 더 복잡하고 가변적인 대상, 가령 생명이나 사회에 적용하려 하는 것은 늘 위험(리스크)이 따르게 마련이겠습니다. '링크' 같은 책을 통해 네트워크의 개념을 아주 널리 사용하고 있는 바라바시 같은 물리학자도 있고, 물리학에서도 이런 분야가 각광을 받고 있긴 하지만, 웨스트 식의 접근은 위험해 보입니다. 도시의 성장과 동물의 몸의 성장을 '비유'로 묶어버리고 있을 따름이기 때문입니다. 2007년에 발표된 논문 "Growth, innovation, scaling, and the pace of life in cities"을 보면 여러 가지 의미 있는 결론도 있지만, 결국 '비유'일 뿐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랫동안 진지하게 도시의 성장과 의미와 성격을 연구해 온 마누엘 카스텔스의 연구들과는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본문을 더 읽어보니 생명체와 사회경제 체제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네요. 생명체가 자연스럽고 무정부적(anarchical)이라면 사회경제체제는 인공적이고 계층적(hierarchical)이기 때문에, 생명체가 자기지탱적인 반면, 도시 같은 사회경제체제는 붕괴할 때까지 끝모르고 커져가는 경향이 있다고 쓰고 있습니다. 오를로프가 말하는 무정부적 조직화(anarchical organization)를 복잡계 과학에서는 흔히 자체조직화(self-organization)란 말로 표현합니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 도시가 모든 것을 삼키는 시나리오는 영화나 과학소설 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래도 한번 더 진지하게 생각해 볼 주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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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쏭
2013.07.14 14:03
저도 어제 참 재미있었어요.
저도 발표를 맡을 뻔한 시기에 잠깐 책을 읽어봤는데
실물경제의 성장이 결코 부채의 증가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부분에서
그 방정식에 실망했었거든요.
일종의 제논의 역설이랄까.... 진지하다기보다는 재기발랄하다는 인상이 있어서
내스타일은 아니다 싶었는데 마침 발제를 면할 수 있어서 안심이 되었습니다.
(지난 이야기라 본심을 말하자면...... ^.^)
그래도 다른 분들의 수고 덕분에 책을 읽지 않고도
여러 가지 유익하고 흥미로운 사실들을 배우게 되어서
어제 오랫만에 지적 자극의 즐거움을 맛보았습니다.
(쓰다보니 이런 표현이......헉*.*)
저도 산지기님의 문제에 대해 몇자 더 적고 싶은데 아무래도 컴터로 가서 적어야겠어요.
칸을 벗어나거든요....잠시 후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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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3.07.14 15:56
(그 사이에 해피쏭님도 글을 올리셨네요. 저도 다시 3)와 4)의 문제로... ^^ )
3) G7이라고 흔히 부르는 나라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인데, 그 기준이 바로 재정(finance) 내지 금융인 모양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일곱 나라인 셈인데, 세계 국부(Global National Wealth)의 66%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래 전에 러시아 혁명을 공부할 때 토론했던 주제 중 하나가 왜 가장 자본주의가 발달한 영국이나 프랑스 내지 그 뒤를 바짝 따라가고 있던 독일이나 이탈리아가 아니라 러시아에서 사회주의 혁명이 성공했는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어려운 문제겠죠. 여하튼 한 나라 안에서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가 더 심해지듯이, 부유한 나라들은 점점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나라들은 더 가난해질 겁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에 부딪칠 때마다 생각하게 되는 것은 가령 '미국'이라고 부르는 나라가 도대체 무엇인가, 하는 점입니다. 월스트리트 점령(Occupy Wall Street)도 그렇지만, 미국이라는 나라도 1%이 극단적 부유층이 나머지 99%를 착취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고 하면, 미국 내에서도 가난한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 될 겁니다.
어제 어떻게 더 이야기가 진행되었는지 궁금합니다.
4) 사이버공간의 문제는 '공간'이란 이름 때문에 혼동되는 주제인 것 같습니다. 가령 '네티즌'이라고 해서 마치 사이버공간 안에 별도의 시민권 개념이 있는 것처럼 말을 하곤 하지만, 결국 따지고 보면 '사이버'와는 독립적인 '오프라인' 시민권과 동떨어진 개념이 아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듯이 사이버공간이나 사이버 장치들, 사이버 도구들 자체가 진보적인가, 보수적인가, 수구적인가 등을 따질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똑같은 장치와 체제와 도구를 가지고도 아주 민주적이고 진보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반대로 그런 것을 더 수구적이고 비민주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문제가 이런 거였는지, 좀 혼동이 되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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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2013.07.14 18:32
벌써 이렇게 후기를 올려주셨네요. 이번 모임부터 발표, 토론한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서 올리기로 했는데요, 이번 달엔 제가 맡았는데... 아, 제가 해보자고 했지만 얼마나 정리를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녹음 한 거 다시 들어봐야할듯. 어쩌면 녹취보다 더 오래걸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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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3.07.14 21:28
내용 정리가 아주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일단 제가 발표한 2장 요약문 파일을 올려둡니다. 더 고쳐봐야 할 것 같은데 당장 꺼야 할 발등의 불 때문에 시간 내기가 영 쉽지 않네요. 내용 정리 때문에 너무 고생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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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쏭
2013.07.14 22:39
잠시후가 아주 길죠?
이제야 컴퓨터 앞에 앉을 기회를 잡았네요.
그렇다해도 맥이 끊어져서
지금은 사실 뭘 쓸려고 했는지 잘모르겠어요.-.-
그게 그러니까 문제 각각에 대한 제 생각을 쓰겠다기보다는
문제를 느끼는 관점에 대한 것이라고 할까...
뭐 그런 걸 쓰고 싶었던 것 같아요.
서울에 살면서 제주도에 살기를 동경하는가 하면
제주도에 살면서 서울에 살기를 동경하기도 하거든요.
후자는 그리는 사람들은 심각한 오류에 빠진 것인가요?
엄청난 수의 사람이 모여 사는 거대도시가 만들어내는 사회적 문화적 분위기는
그거 자체로 새로운 성격의 것이죠.
바람직한 것에서 벗어난 병적인 것으로 볼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제가 쓰고자 했던 것이 이런 류의 관점인데요..
그럴듯하게 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잘 안되는데요.
일단 포기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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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2013.07.16 16:15
7월 모임 기록입니다.
그동안 녹색문명공부모임에서 나눈 얘기를 녹취해서 이곳에 올려왔었는데요. 이번 7월 모임부터는 발표와 토론 내용을 간단히 기록해서 바로 올리는 방식으로 바꿔보자고 얘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올해 들어 녹취를 전혀 못해왔기도 하고, 실제 모임에서도 온라인에서도 참여와 토론을 좀 더 활발히 하는 데에는 이 방법이 더 낫지 않겠나 해서 시도해봅니다.
7월 모임에서는 문명의 붕괴에 대한 책을 가지고 얘기를 나눴습니다.Dmitry Orlov,2013, Five stages of collapse: survivors' toolkit, New Society Publishers라는 책입니다. 저자의 블로그 http://cluborlov.com에 썼던 글인데 독자들의 성화에 이렇게 책으로 냈다고 합니다.저자가 말하는 붕괴의 다섯 단계는 이렇습니다.붕괴 1단계 : financial collapse 재정적 붕괴붕괴 2단계 : commercial collapse 상업적 붕괴붕괴 3단계 : political collapse 정치적 붕괴붕괴 4단계 : social collapse 사회적 붕괴붕괴 5단계 : cultural collapse 문화적 붕괴
책의 목차도 붕괴의 순서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 단계별로 발제를 나누어 맡았고 발표와 토론을 같이 진행했습니다.책 한 권이다보니 양이 많아서 7월 모임에서는 3단계까지 얘기를 나눴고 나머지는 8월 모임에서 계속 하기로 했습니다.8월에 하기로 한 바다님의 '생태시민성'의 발표도 예정대로 하구요.1 - 2단계 : 재정적 붕괴(발제 : 이모작), 상업적 붕괴(자연자연) (토론이 쭉 이어져서 분리하기가 힘들어 같이 정리했습니다)- 우선 왜 재정적 위기부터 오는가. 재정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미래의 것이므로, 재정의 구조는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가상의 구조이므로 그렇다. financial collapse를 금융의 붕괴라고도 볼 수 있을텐데 정부의 붕괴 혹은 실패에 대한 얘기까지 나오기 때문에 금융보다는 재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 재정의 붕괴가 일어나는 이유는 부채 비율이 필연적으로 실제 시장보다 크기 때문이다. 인구 증가, 환경 문제, 식량 문제 등도 문제.
- 자본주의 국가의 기본 정책은 extend & pretend. 즉 양적완화 &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것.
- 기본적인 financing의 문제는 그것이 고리대금업이라는 문제.
- 저자는 인간사회가 경쟁보다는 협동 구조가 되어야 한다, 교환가치가 아니라 사용가치 중심의 화폐를 사용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재정적 붕괴가 일어나면 현물로 버텨야 하므로 자원 분배의 문제 발생. 자본주의와는 다른 새로운 리더쉽이 필요하다.
- 아이슬란드의 예 : 투자유치를 하면서 해외의 돈을 끌어들임으로써 2008년 금융 위기 발생. 은행의 빚을 국민의 세금이 아니라 은행 스스로 갚도록 결정했다(세금으로 갚자는 의회의 결정에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 현재 아이슬란드의 모습은 어떠한가 궁금하다.
- 재정적 붕괴의 대안은 선택의 여지없이 지역 경제가 될 것이며 그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 러시아 마피아의 예 : 정부 시스템이 약할 때 실제 일들을 해결해주는 작은 시스템으로 작용했다.
- 우리나라의 문제 : 에너지, 식량 등 수출, 수입 위주의 경제. 우리나라에서 내수 경제가 가능할까? 우리나라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물자, 에너지가 우리나라의 인구를 부양해낼 수 있는가 계산해볼 수 있지 않을까.
3단계 : 정치적 붕괴(발제 : 산지기)- 여기서 '정치'란 국가 체제를 의미
- 정치의 붕괴란 정부에 대한 믿음, 즉 정부가 우리를 잘 보살펴줄 것이라는 믿음이 사라지는 것을 말한다.
- 저자는 무정부주의가 대안이라고 말하고 있나?
- 혼란 시기에 자주 나타나는 우경화 경향에 대해서. 현재 우리나라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고.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anarchy 무정부주의 상태로 갈 수 있을까.
- 일본이 금융위기를 극복하지 못할 대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지켜보자. 독일도 그렇고, 일본은 지역 경제, 소규모 경제의 역사가 깊기 때문에 어쩌면 새로운 모델을 보여줄지도 모른다.
정치적 붕괴에 대한 발제자의 질문- 새로운 거버넌스에 대한 공동체 내 사람들은 어떻게 그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가? 새로운 거버넌스가 어떻게 작동할 것인가?
- 도시가 커질수록 효율성이 떨어진다. 그렇다면 서울은? 서울이 한국의 자원을 다 소모하고 붕괴할 것인가? 마찬가지로 미국이 지구의 자원을 다 소모하고 붕괴할 것인가?
- 자본주의 국가체제들의 붕괴가 이미 나타나고 있는가? 고도로 발달한 나라들(G7 등)은 어떻게 될 것인가? 주변부 국가가 아니라 중심국가들이 어떻게 될 건지에 대한 언급이 이 책에는 없다.
4-5단계는 8월 모임으로 이어집니다.끝. - 우선 왜 재정적 위기부터 오는가. 재정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미래의 것이므로, 재정의 구조는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가상의 구조이므로 그렇다. financial collapse를 금융의 붕괴라고도 볼 수 있을텐데 정부의 붕괴 혹은 실패에 대한 얘기까지 나오기 때문에 금융보다는 재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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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2013.07.16 16:21
간단히 올려보았습니다. 제가 메모한 것에서만 추려서 정리했더니 구멍이 숭숭 뚫린 기록이 되었습니다. 제가 잘 못들어서 녹음한 걸 다시 들어보면서 정리하려고 하다가, 그랬다간 기약이 없을듯하여 그냥 올려버렸어요. 자연자연님과 해피쏭님의 후기를 참고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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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3.07.18 08:11
눈사람님, 멋지십니다. ^^ 시간이 많지 않을 터인데 이렇게 수고를 아끼지 않는 것이 바로 "사용가치가 교환가치를 넘어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사실 제가 발제를 했던 2장 commercial collapse(산지기님은 이것이 "실물경제의 위기"라고 하셨죠.)의 핵심도 바로 교환가치, 즉 돈을 받고 무엇인가를 주는 교역(trade)이 아니라 정작 필요한 것을 채우기 위해 서로 나누는 선물(gift)과 맞교환(barter)이 대안이라는 주장이겠습니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얼마나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의심이 들기도 하지만, 상업적 붕괴(실물경제의 붕괴)에 대한 대안은 지금과 같은 거대한 시스템으로서의 실물경제가 아니라 선물과 맞교환을 중시 여기는 원래의 '피라미드'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오를로프는 주장합니다.
3장은 본문을 제대로 읽지 않아서 자신은 없지만, 산지기님의 발제를 근거로 생각하면 저자 드미트리 오를로프는 anarchism 내지 anarchy를 "무정부주의" 내지 "무정부 상태"로 보지 않는 것 같습니다. hierarchy와 대비되는 anarchy는 오히려 외부적으로 강제된 조직이나 서열이 아니라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나는 질서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혼란스러운 anomie 상태와는 개념이 다른 것 같습니다. 철학자, 사상가, 활동가로서만이 아니라 진화생물학자, 동물학자로서 표트르 크라포트킨의 주장도 '아나키'를 '아노미'와 혼동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겠나 싶습니다. '아나키'는 한국어로 가령 '자율' 내지 '자치'에 더 가까울 것 같습니다.
깔끔하게 공지를 올려주셨네요~ ^^
나눠서 발제를 하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그래야 같이 읽는 효과가 날테니까요.
모두 바쁘시겠지만 같이 나눠서 했으면 좋겠어요. '문화적 붕괴'는 올려주신대로 제가 하겠습니다.
테인터의 책은 절판이라 중고책이나 도서관 혹은 원서로나 구해서 읽어야할텐데, 이것까지 원서로 읽기에는 저는 벅찰 듯하구요.
다이아몬드의 [붕괴]는 번역서를 좀 읽고 짧게나마 정리를 해가겠습니다. 다이몬드의 책은 재밌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