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서 온 편지
2013.01.30 15:33
리차드 하인버그, [미래에서 온 편지], 송광섭 송기원 옮김, 2010, 부키
책소개
'인간이 어떻게 지구에서 계속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대답을 모색하는 이 책은 석유정점 문제뿐 아니라 유기농업에서 공업디자인,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언어학에 이르는 매우 다양한 주제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과 심오한 예측이 조합된 도발적 생각들을 풀어 놓고 있다.
저자는 화석에너지만이 아니라 현대 문명의 모든 측면에서 한계와 종말의 징후가 보인다면서 더 심층적인 대안 모색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화석에너지 문제만을 고립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인구 증가, 서식처 파괴, 다른 재생 불가능 자원들의 고갈 등 제반 요소들을 사회적, 역사적 맥락에서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저자는 쇠퇴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작은 마을, 대가족, 지역 공동체의 자치경제 등에 기반을 둔 생존 형태로의 회귀는, 특히 전 지구적 통신 수단과 같은 지난 산업시대의 장식품이 곁들여진다면, 다수의 현대 도시인이 꿈에 그리던 생존 방식을 미래 세대에게 마련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단순히 다가올 파멸의 예고가 아니라 새로운 삶의 패러다임을 위한 희망찬 전망이라 봐야 할 것이다.
저자소개
탈탄소연구소 수석 연구원인 하인버그는 ‘석유 정점’ 분야의 세계 최고 전문가이자 환경운동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지식인으로 손꼽힌다. 에너지 교육의 공로를 인정받아 M. 킹 허버트 상을 수상했으며, 2002년부터 전 세계를 돌며 화석 연료 고갈을 주제로 강연을 해 왔다. 그의 전문 영역은 최근의 경제 위기에서 식량과 농업 문제, 공동체 복원, 기후변화까지 폭넓다. 매월 간행하는 '뮤즈레터(Museletter)'로 1994년 미국의 진보적 격월간지 『우트네 리더(Utne Reader)』에 의해 대안 언론상 후보로 지명됐으며, 2002년 이래로 유럽연합 의회를 포함한 각종 의회와 강연회, 라디오와 텔레비전 등에 출연하며 700회 이상의 강연을 해 왔다. 세계 유수의 환경 단체들이 수여하는 상들을 여러 차례 받았으며 디스커버리 채널, 미국 공영방송 PBS 등이 제작한 환경 다큐멘터리에 출연하기도 했다. 출중한 바이올린 연주자이기도 한 그는 에너지 효율에 맞게 개조한 교외 주택에서 아내 재닛 배로코와 함께 살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먹는 음식을 대부분 직접 재배한다.
지은 책으로 『정점을 축하하라(Celebrate the Solstice)』 『자연과의 새로운 계약(A New Covenant with Nature)』 『부처 복제(Cloning the Buddha)』 『파워다운(Powerdown)』 『파티는 끝났다(the Party is over)』 『블랙아웃(BLACKOUT)』등이 있다.
역자소개
송기원
송광섭
기술사(항만 및 해안)이자 CMP(건설사업관리전문가).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대학원을 수학했고 한아엔지니어링 부회장, 동아엔지니어링 전무 및 건설기술교육원 교수를 역임했다. 동아엔지니어링 재직시 리비아 대수로 공사의 설계와 시공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인간의 안락 추구의 방편인 건설?기술 현장에서 평생을 보낸 토목공학도이다.
목차
추천사
서론 : 모든 것이 내리막길에 들어섰다
1부 기술, 농업, 그리고 예술
1 미래에서 온 편지
2 독자적 생애를 사는 도구들
3 오천만의 농부들
4 포스트탄화수소시대의 미학
2부 자연의 한계와 인간의 조건
5 지속가능성에 대한 다섯 가지 원리
6 앵무새와 인간
7 인구, 자원 그리고 유린타운
3부 한 시대의 종말, 또 다른 시대의 시작
8 석유정점과 기후변화의 심리학
9 석유정점과 기후변화운동의 연계
10 베이비 붐 세대의 마지막 기회
11 스스로를 멸종에 이르게 하는 말
옮긴이의 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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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책 정보는 인터넷서점 예스24에서 가져왔습니다.)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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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3.01.30 17:11
아, 이런 책이 있었네요. 파티는 끝났다도 꼼꼼하게 세세하게 읽은 것은 아니지만 참 제목도 잘 짓고 글도 맛이 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지난 번 책들도 다 읽지 못했고, 지금도 책 속에서 허덕이고 있지만, 소개해 주신 이 책도 기회가 되는 대로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A에 대해 A만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A가 B로, 그리고 C를 거쳐 D로 이어지는 연결을 잘 보여주는 것이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그만큼 쉽지 않은 것을 보여주는 통찰이 돋보이는 것이겠습니다. 석유정점과 아름다움과 기성품을 연결시키는 것은 콜롬부스의 달걀처럼 듣고 보니 정말 그렇구나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자연스러운데, 사실 깊이 있게 생각은 못 했던 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신기한(?) 것은 이 책을 번역하신 분과 학회에서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저녁도 함께 먹고 술도 함께 했는데, 이런 관심을 갖고 계신 줄은 잘 몰랐다는 것입니다. 다음에 뵙게 되면 싸인이라도 받아놓아야 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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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쏭
2013.05.03 16:25
이런 책이 소개되어있는 줄 몰랐는데요.
지금 책을 몇권 사려고 하다가 혹시
여기에 추천한 책 중
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있을까 해서 보니까
이책이 딱 좋겠습니다.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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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2013.05.05 14:16
아, 기쁨~ 왠지 보람이 느껴지네요.
하인버그 선생의 책은 사서 읽어도 절대 후회가 없을 거라고 장담함다. 빌려 읽다가도 결국 사게 되는. ^^
지난 달 모임을 기다리면서(!) [지구의 미래]를 읽다가 좀 재미가 없어서 이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 읽기 쉽기도 하고 뭔가 생각할 거리도 많이 줘서 짬짬이 잘 읽었습니다. 이 책의 원제는 [Peak Everything]인데요, 누군가는 번역서의 제목을 매우 잘못 지었다고 하더군요.
원 제목에 따르면 석유가 정점이라는 건 곧 모든 것이 정점이라는 건데, 사실 요즘은 (아마도) 먹는 것에도 석유가 들어가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니 석유의 영향력은 현대 문명 전체에 미치는 것이고 그래서 석유문명이라고 부르는 것이겠죠. 이런 류의 책은 워낙 많아서 내용이 뻔할 것 같은데,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용도 많고 논쟁도 담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1부 4장, 포스트탄화수소시대의 미학과 맨 마지막 장에서 언어를 다룬 부분입니다. 모든 게 공장에서 만들어져서 오고 스스로 만드는 과정이 없는 현대에서, 아름다움이라는 것도 기성적이라는 것 정도로 요약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가장 극단적인 경우가 특정 전자제품(^^;), 명품 브랜드의 물건같은 경우가 아닐까 싶습니다. '만들어가는' 혹은 '만드는' 미학이 아니라 '주어지는' 혹은 '사는' 미학이라고나 할까. 그런 걸 하인버그는 지적한 것 같습니다. 좀 더 미묘하고 섬세한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역시 다시 읽어야할듯.
그리고 마지막 장은, 이 모든 문명의 사단이 언어에서 시작되었고, 동시에 이걸 해결하는 것도 언어일 거라는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이 부분도 급하게 읽다보니 자세히 전달하기는 어렵네요. 하인버그같은 분은 현장에서 일하면서 소통에 어려움을 많이 느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에서 예를 드는 게, 기후변화와 관련해서 일하는 사람과 지구온난화와 관련해서 일하는 사람들이 그 해결책이나 제안하는 정책에서 상당히 차이가 있다고 설명을 합니다. 그래서 서로 상대편의 자료를 좀 더 공부하고 더 많이 교류해야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2부 5장도 매우 읽을만 합니다. 작년 여름에 산지기님께서 지속가능성과 과학을 발표하실 때 도대체 '지속가능한'과 '지속가능성'이 뭐냐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이 주제는 언제 나와도 잘 안 잡히죠. 그런데 여기서 짧지만 아주 잘 설명을 해주고 있습니다. 이 책의 5장만 읽어도 '지속가능성'에 대해서 아는 척 할 수 있을듯.
제목인 '미래에서 온 편지는' 사실 이 책의 서문 격에 해당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좀 식상한 제목의 식상한 내용이라고 선입견을 가질 수 있는데요. 찬찬히 읽어보면 정말 잘 썼다라는 생각이 들고, 내가 뭐 하나 제대로 아는 게 없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상상력도 풍부한 글이라, 조금만 더 오바를 하면 SF의 서두에 등장해도 모자람이 없는 느낌. [지구의 미래]를 읽다가 지겨워진 분께선 이 책을 읽고 다시 [지구의 미래]를 보시면 좋을 듯해서 소개합니다. 저는 [지구의 미래] 다 못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