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 폴라니를 환경 사상가로 읽다"
2012.02.03 14:23
칼 폴라니(Karl Polanyi, 1886 -1964) 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참 다양하게 해석되면서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 주고 있습니다.
조명래교수 (단국대)는 칼 폴라니를 시장의 자연 지배와 황폐화를 예언한 환경 사상가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 칼 폴라니의 관점은 생태주의 사유를 다음과 같이 반영하고 있다.
첫째, 인간의 실존적 삶의 정초가 인간 ~자연의 공존, 이를 바탕으로 한 인격적 삶의 지속, 인격적 주체간의 공동체적 결속에 있다.
둘째, '시장 사회로의 전환'에 따른 모순이 궁극적으로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기초한 삶의 해체로 나타난다.
세째, 시장 사회에서의 삶의 해체가 자연과 인간이 허구적 상품으로 바뀌었던 것의 결과인 만큼 그 해법은 생태주의 원리를 근간으로 하는 공동체 사회주의의 건설에 있다. "
( 조명래, <<칼 폴라니를 환경 사상가로 읽다>>, <환경과 생명, 2009년 여름호>)
칼 폴라니의 사상은 우리가 '보생명"의 성격 규명을 보다 명료하게 하려는 노력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줄 뿐 아니라, 신자유주의 모순에 시달리는 현재의 대안 찾기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5월 박인구님이 발표할 ' 칼 폴라니의 사상'---- 큰 기대가 됩니다.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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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구
2012.02.05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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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
2012.02.05 03:42
실체론적이란 것이 무엇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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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구
2012.02.09 03:12
아! 실체론적이라는 것은요...간단하게 말하기 좀 어려울 것 같은데..
요즘 뜨고 있는 장하준 교수라는 분이 속해 있는 경제학파가 '제도주의'라는 학파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 제도주의는 사실 '신제도주의'에 속하는 것으로, '구제도주의'는 베블렌같은 사람이 있대요.
그래서 제도주의는, 구제도주의, 신제도주의, 신구제도주의 이렇게 세 학파가 있는데..
이 제도주의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어떤 허구적 이념형의 체제를 신뢰하지 않는 다는 점이라고 하더군요.
말하자면 맑시즘 같은 역사해석도 신뢰하지 않고, 하이에크류의 자유주의적해석도 믿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들이 믿는 것은, 각 문화와 공동체 마다의 '특유'의 습속및 제도가 있어서, 이 독특한 성향들이 그들만의 작동기제를
갖는다는 말이라고 하더군요.
그때. 이 작동기제는 매우 고유하고, 자기조정시장같은 추상적 관념과는 전혀 상관없이, 구체적인 정치적 작동기제나
교환과 배분이라는 구체적 관습들로 유기적인 조직을 같고 있다고 그들은 믿는다고 합니다.
이 고전적 생각들로 경제학 전체를 구성하려고 했던 것이, 구제도주의고, 신제도주의는 '시장'에 대한 현대 경제학적 이론을
조금 차용한 것이라고 하네요. 신구제도주의는 이 두 제도주의의 문제를 조금 더 수정한 것이라고 하고요.
여하튼, 이 제도주의의 한 아이디를 제공한 것이, 폴라니의 '경제 실체론'이라는 점입니다.(직접적으로 미친것은 아닌것 같아요.)
즉 폴라니는 경제라는 것이 추상적인 시장의 작동으로 자기조절적으로 독립해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 안에 '뭍어있는(embeded) 것이라고 하면서, 그 뭍어있는 고대의 경험적 사례들을 모았습니다.(그 내용들이 초기제국의 시장들이라는 책에서 나옵니다.)
그때, 이 경험적 사례들은 그저 복잡한 유형을 띤 종합되지 않는 파편이 아니라, 어떤 몇가지 패턴을 갖는 '실체'를 지녔을 것이라는
가설이 나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폴라니는 재분배, 호혜, 시장이라는 실체가 있다고 하네요.
폴라니는 아마도 이 실체들의 조합으로 현대 경제체제를 해명하려고 했던것은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그런데, 그것이 가능했을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ㅠㅠ
그러나, 저는 이 실체론적 경제라는 환상을 신뢰하는 편입니다.
단순히 이 세가지 개념으로는 역부족이지만, 좀더 근본적인 실체론적 표상들을 찾는다면, 현대 경제의 움직임을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너무 큰 환상인가...?)ㅋ
표현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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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2012.02.09 08:23
그런 것이군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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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2.02.05 12:14
칼 폴라니의 저서의 영어 제목을 찾아보니 아래와 같은데, 이것을 "사람의 살림살이"라고 우리 말로 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그 내용이 아리스텔레스 철학이군요. 잘은 모르지만 '초기 제국'이란 게 아마 고대 제국들인 모양이죠? 짐작에는 고대 제국들의 무역과 시장을 추적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인터넷 상에 소개된 것으로 보면 폴라니 혼자만의 저서는 아니고 자신의 글과 다른 사람들의 글을 묶어 편집한 것으로 되어 있네요.
- The Great Transformation (1944)
- Trade and Markets in the Early Empires (1957)
- Dahomey and the Slave Trade (1966)
- Primitive, Archaic, and Modern Economics: Essays of Karl Polanyi (1968)
- The Livelihood of Man (Studies in social discontinuity)(1977)
- The Great Transformation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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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2.06.18 13:26
요즘 프레시안에서 진행되는 한국경제에 대한 논쟁(장하준, 정승일, 이종태, 이병천, 김상조, 정태인)이 칼 폴라니와 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이것이 '보생명'과 관련된다는 지적은 더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올해가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출간 50주년이라서 여기저기에서 카슨의 이야기를 재조명해 보려 애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 달 모임이 정말 기대가 됩니다.
굉장히 좋은 논문이군요.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칼폴라니 사상은 늘 흥미롭습니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경제를 '실체론적'으로 보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특별히 제가 하고싶은 말이 많이 있습니다.
이 실체론적으로 본다는 관점에서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살펴본, '사람의 살림살이'라고 번역된 칼폴라니의 잘 안알려진 책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실체론적인 사례를 인류학적으로 추적한 '초기 제국의 경제(?)'라는 책도 있는데, 이건 읽다가 포기했습니다.(너무 두꺼워요..ㅋㅋ)
여하튼 이 '실체론적'이라는 부분은 매우 재미있는 것 같은데, 논자들에게 거의 주목되지 않는 부분같아요.
발제가 끝나면, 이 부분을 추적해 보고 싶습니다.(그런데 제 발표는 7월 아니었나요? 5월로 당겨진건가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