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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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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3월 녹색문명 공부모임에서는 기술철학이라고 부르는 분야에서 질베르 시몽동이라는 철학자의 사유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시몽동의 철학을 제대로 소개하기 위해서는 노버트 위너라는 수학자가 1948년에 만들어낸 "사이버네틱스"라는 말이 아주 핵심적입니다. 원래는 시몽동의 기술철학을 소개하는 것이 주된 목표였는데, 준비를 하다 보니 아무래도 노버트 위너의 사이버네틱스 자체에 대한 소개가 없이는 너무 구름 잡는 이야기가 되겠다고 판단되어, 서둘러 내용을 수정합니다.


  • 일시: 2012년 3월 10일(토) 2:00-6:00 PM
  • 장소: 길담서원
  • 제목: 인간과 기계 사이, 노버트 위너와 질베르 시몽동의 기술철학


질베르 시몽동(Gilbert Simondon, 1924-1989)은 이름이 자주 거론되면서도 의외로 많이 읽히지는 않은 프랑스의 철학자입니다. 


작년 가을에 출판된 시몽동의 주요 저작 중 하나인 "기술적 대상들의 존재양식에 관하여" 한국어판에 있는 시몽동의 소개는 다음과 같습니다.


"파리 고등사범학교에서 조르주 캉길렘, 마르샬 게루, 모리스 메를로-퐁티, 장 이폴리트에게서 수학했다. 1948년 철학교수자격시험에 합격한 후 1955년까지 투르의 데카르트 고등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쳤는데 철학 시간에 단지 철학만이 아니라 물리학과 기술공학도 가르쳤다. 1958년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프와티에 문과대학 교수(1955~ 1963)를 거쳐 소르본-파리 4대학 교수로서 교육과 학술활동에 전념하며 <일반심리학과 기술공학 실험실>을 직접 설립하여 이끌어 나갔다(1963~1983). 주요 저서로는 그의 박사학위 논문인 『형태와 정보 개념에 비추어 본 개체화』(주논문)와 『기술적 대상들의 존재 양식에 대하여』(부논문)가 있다. 그의 사후인 1990년대부터 그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여 2000년대에는 『기술에서의 발명』, 『상상력과 발명』, 『커뮤니케이션과 정보』, 『지각에 대한 강의』, 『동물과 인간에 대한 두 강좌』 등 그의 강의와 강연 원고들을 묶은 저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개체화를 주제로 삼은 발생적 존재론, 인식론, 자연철학, 그리고 이에 근거한 독창적인 기술철학은 질 들뢰즈의 철학에 큰 영향을 끼쳤을 뿐만 아니라, 브라이언 마수미, 파올로 비르노, 안토니오 네그리, 마이클 하트와 같은 현대 정치철학자들과 베르나르 스티글러, 브뤼노 라투르와 같은 현대 기술철학자들에게도 중요한 참조점을 제공하고 있다."


이전에 루이스 멈퍼드에 대한 얘기가 여러 차례 나온 적이 있습니다만, 현대 문명을 말하면서 과학기술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녹색문명'에 대한 논의는 직관적으로 반기술적인 것처럼 보입니다. 가령 1964년에 출판된 레오 마르크스(Leo Marx)의 저작 『정원 속의 기계』(The Machine in the Garden: Technology and the Pastoral Ideal in America)처럼, '녹색'은 대체로 기계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기술문명과는 대치되는 것 같은 인상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매우 많은 사람들이 기계가 만들어 주는 새로운 기술적 환경이 인류의 진정한 미래를 마련해 주는 것인 양 떠벌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에 스마트폰이니, 애플이니, 나노과학이니, 생명공학이니 하면서 나오는 얘기들은 도매금으로 말하자면, 과학기술이 '보장'해 주는 장밋빛 미래에 대한 환상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한 때는 새로운 기술 속에 찌들어가는 인간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던 반면, 이제는 앞장 서서 유전공학을 통한 신인류(내지 포스트휴먼)의 창조를 내걸고, 그것이 진짜배기 인류의 진화라면서 소위 특이점이 가깝다고 외치는 미래학자들이 점점 더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질베르 시몽동의 사유는 최근에서야 주목을 받기 시작했지만, 이런 맥락에서 깊이 파고들만한 아주 중요한 철학자임에 틀림없습니다. 이번 모임에서 시몽동에 대해 제대로 살펴보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겠습니다만, '녹색문명'을 고민하는 자리에서 시몽동이 보여 주는 혜안 내지 통찰을 한번 들여다 보는 게 나쁘지 않은 일이라 생각해 봅니다. 제 공부가 짧아서 그저 말 그대로 맛보기 수준에 멈추겠지만,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제가 공부한 것을 조금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다행히 한국어로 된 책이 철학자 김재희의 번역으로 나와 있고, 불어본의 영역본들도 꽤 있습니다. 몇 개 첨부해서 올려 놓습니다. 제가 잠시 머물렀던 독일 베를린의 막스플랑크 과학사연구소에서도 시몽동에 대한 발표가 있었는데, 그 자료도 여기에 올려 놓습니다. 한국어로 된 소개의 글도 몇 가지 링크를 아래에 올려 둡니다. 김재희 박사가 "철학연구"에 발표한 28쪽짜리 논문과 "동서철학연구"에 발표된 황수영 교수의 25쪽짜리 논문도 첨부해 둡니다. 미리 뭔가 읽어오시면 좋겠지만, 공지가 너무 늦어져서, 그냥 제가 소개한 내용에 대해 궁금증만 가지고 오셔도 좋겠습니다. 발표는 가능하면 빔프로젝터를 쓰지 않아도 되게끔 그림이 많이 들어간 발제문을 준비해 보겠습니다.


기술적 대상들의 존재양식에 대하여

Gilbert Simondon and the Dual Nature of Technical Artifacts

시몽동의 정보 개념

초개체성, 기술적 활동, 물상화 ―질베르 시몽동을 읽다

들뢰즈와 시몽동―개체화의 작용에서 초월론적 원리로
개체화론의 행방 ― 시몽동을 출발점으로 하여


그런데 막상 시몽동의 얘기를 하려고 보니,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있습니다. 궁여지책으로 시몽동의 저서 "기술적 대상들의 존재양식에 대하여"에서 비판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노버트 위너의 사이버네틱스를 소개하고, 이로부터 시몽동으로 가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아래는 제가 다른 자리에서 사이버네틱스를 소개하기 위해 썼던 글의 일부입니다.


최근 포스트휴먼 또는 트랜스휴먼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는 첨단생명공학과 나노과학 및 로보틱스가 인간의 정의에 어떤 새로운 관점을 던지는가 하는 문제이다. 한편 현대사회의 전문화 및 단순화 경향을 극복하기 위해,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인간과 사회와 공학과 과학 전반에 걸쳐 통찰력 있는 관점을 줄 수 있는 통합적 학문분야의 필요성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 또는 인공두뇌학은 되먹임(피드백)과 자기규제가 있는 계(시스템)에 관한 학제적 연구분야이다. 사이버네틱스는 제어계이론, 전기네트워크이론, 기계공학, 논리모형화론, 진화생물학, 신경과학, 인류학, 심리학 등의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통합적, 학제적(interdisciplinary) 복합학문이다. 특히 생명공학과 나노과학과 로보틱스의 만남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야이며, 21세기에 가장 각광받는 분야로 흔히 꼽힌다.


[사이버네틱스, 동물과 기계의 제어와 커뮤니케이션](1948)은 바로 이 사이버네틱스를 처음 정의하고, 그 내용을 상세하게 밝힌 고전이다. 구글 학술검색에서 이 책은 3632회 인용된 것으로 나오는데, 뉴턴의 [프린키피아]490회 가량, 다윈의 [종의 기원]4413회 인용된 것과 비교하면, 이 책이 이미 고전의 반열에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사이버네틱스라는 말 자체가 처음 나타난 것이 이 책에서였다. 위너는 배의 조속기에 대한 그리스어 퀴베르네테에서 사이버네틱스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지금은 너무나 자주 사용되는 사이버라는 말도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노버트 위너(Norbert Wiener, 18941964)는 미국의 수학자이다. 14살에 터프트 대학 수학과를 졸업한 뒤 하버드 대학에서 동물학을, 코넬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18살에 하버드 대학에서 수리논리학의 주제로 박사학위를 얻었다. 그 뒤 유럽으로 건너가 버트런트 러셀, 곳프리 하디, 다비드 힐버트, 에드먼드 라다우 등에게서 사사받았다. 위너는 하버드 대학, MIT 등의 교수였으며, 제네럴 일렉트릭에서 일하기도 했다. 1946년부터 시작된 메이시 학회를 통해 사이버네틱스의 기본개념을 정립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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