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 녹색문명공부모임 시간엔 장회익 선생님과 <과학과 메타과학> 이야기를 나눕니다.
8월 녹색문명공부모임은 역시 두 번째 토요일인 14일이죠? 이번 8월 모임에선 '과학과 메타과학 함께 읽기' 프로그램과 연계해서 장회익 선생님의 말씀을 청해 들으려고 합니다. 앞에 두 주동안 애써 <과학과 메타과학>을 열심히 보았으니 가까이 계신 저자와 이야기를 나눠보지 않을 수 없죠. 해서 8월 모임은 일종의 공개 강의처럼 꾸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 8월 14일(토) 2시
- 길담서원
- 장회익 선생님 짤막한 강연 + 묻고 답하며 이야기 나누기
- 제목: "과학과 메타과학 20년,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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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然
2010.08.16 00:44
출가한 뒤 지내 온 나이를 의미하는 법랍(法臘)이란 말에서 학랍(學臘)이라는 말을 만들어 내신 것이 흥미롭습니다.
장회익 선생님께서 학랍 60년을 20년씩 세 시기로 나누어 말씀하신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첫 20년(1950-1070)은 물리학과 철학을 배워 '사물을 이해하는 법'을 찾으셨다고 했고, 다음 20년(1970-1990)은 반도체에 대한 이해에 그치지 않고 생명에 대한 관심이 확장되어 가면서 또한 물리학을 가르치는 법을 배운 기간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20년(1990-2010)은 인간이 사물을 인식하는 방식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신 기간이었는데, 마침 <과학과 메타과학>이 그렇게 꼭 20년이 되었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해피쏭님 적으신 것처럼 저 또한 다음 20년 동안 선생님께서 또 새로운 것을 이루시리라는 믿음과 기대를 갖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늘 건강하시고 편안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그러고 보면, 저는 1990년에 <과학과 메타과학>을 접하면서 '학랍'이 시작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공자는 15살에 학문에 뜻을 두고 40살에 흔들리지 않았다고 했는데, 아직까지 관심만 무럭무럭 커져가는 제 공부욕심을 과감하게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저는 특히 장회익 선생님께서 끝부분에 하신 말씀이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사람들의 평가나 잣대가 아니라 스스로의 기준을 가지고 내가 가장 관심 있는 문제를 깊이 있게 씨름하고 고민하는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결국 세월이 흐른 뒤에도 끝까지 남은 일이 아니겠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 자신을 돌아보면, 다른 사람들이 요구하는 문제를 해결하느라 정작 제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해결해 보고 싶은 그 일에 매진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라도 과감하게 잘라내는 선택이 필요하겠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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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2010.08.16 02:46
공감!
남이야 어떻게 생각하든 내가 겨냥하는 것이 우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돈키호테처럼) 그 일에 집중하자는 말씀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멋져요! ^^ -
김주희
2010.08.16 12:25
어떠한 책을 읽으면, 흔들리던 작은 촛불이 허무함에 점점 꺼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온생명에 대한 책을 읽다보면 흔들리던 작은 촛불 주변의 바람기가 잦아들고, 촛불이 어느샌가 안정적으로 타고있습니다.
지금이 행복하구나, 무엇인가 해야겠다.라는 마음을 품게 해주는 체계적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한 삶에 대한 성찰.
좋은 시간 너무 고맙습니다. 영광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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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然
2010.08.16 12:27
그러면서도 오래 전에 읽었던 전우익 선생님의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란 책의 제목이 떠오릅니다.
남의 평가나 잣대를 신경쓰지 말자는 것과는 다르게 내가 찾아낸 공부와 관심사의 재미와 가치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정말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부의 주체도 '나'라기보다는 '우리' 내지 '온우리'가 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해피쏭님 후기를 다시 읽으면서, 참 맛깔나게 글을 쓰신다는 생각이 듭니다. 독창성이 두드러지구요.^^
저도 쉬엄쉬엄 공부하는 쪽에 한 표입니다만.... 온생명론 공부모임도 종종 부담이 될 때가 있습니다.
학교에서 하는 공부는 더더욱 언제나 쉬엄쉬엄과는 거리가 멀어서... 늘 몰아치듯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야만 그래야먄 저에게 이 자본주의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돈'을 주는 게 아닌가 생각하니 좀 속이 상합니다.
돈 안 쓰고 사는 삶, 돈 안 벌고 사는 삶이 참 궁금해집니다. 당장 수중에 돈이 없으면 집밖에 나가 다른 곳으로도 갈 수 없는 도시의 생활이 맘에 안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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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
2010.08.16 23:25
아... 이곳에다 써야할 지 모르겠지만, 자유게시판의 글쓰기는 큰 면적이므로...^^;;;
모임에서 주신... 황님의 그림일기책 <달팽이 널뛰기>를 단숨에 다 보았습니다.
커피콩을 갈아서, 모카폿으로 끓여서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커피 한 모금 마시는 것도 잊은채 다 읽었습니다.
저는 뭐 공부를 한 것은 아니지만, 직장을 오래 다니다가 이제 겨우 하고싶은 것을 찾아가는 입장에서
많은 공감과 위로, 용기를 얻을 수 있었어요.
녹색아카데미의 이야기도 담겨있고, 참 닮고 싶은 부부라는 생각도 들고요 ^^
장회익 선생님의 말씀과 황님의 그림책.... 왠지 한가득 선물을 받은 기분입니다. 모두 모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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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스
2010.08.19 00:31
갔으면 참 좋았을 것을...
아쉽습니다.
누군가 가두지 않았는데...
갇혀 살고 있습니다. ㅄ 탈옥
(헉- 앞자만 쓰고 보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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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然
2010.08.19 15:45
ㅋ 그러게 말입니다 ^^ 녹스님 오셨으면 참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그나저나 자유로운 영혼께서 '갇혀 살고 있다'고 하시니 걱정이 앞섭니다. 힘들게 지내고 계신 건 아닌가 모르겠네요.
학기 시작하면 서울로 오시기가 더 힘들어지겠죠?
28일 온생명론 작은 토론회는 어떠신가요?
지난 토요일은 오솔길님을 모시고 과학과 메타과학 20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학납 이후 60년 동안 이어진 앎의 여정을 시작으로
(앞으로 20년도 기대합니다)
과학과 메타과학에 대한 자기 반성
과학과 메타과학의 비하인드 스토리
그리고 질문과 대답
모닥불의 온기가 훈훈한 자리였습니다.
저도 굳이 따져보자면 학납 1년차라 할 수 있지요.
녹색아카데미에서 공부를 시작한 지 1년 되거든요.
슬슬 분위기를 띠우면서 순서를 어떻게 잡을까 계속 생각 중인데 …..
이렇게 해봐야겠어요.
1. 앎
2. 인식주체
3. 생명
1. 앎
‘내가 지금 아는 거야 모르는 거야’
이렇게 앎의 여정이 시작되었고
안다는 느낌을 알게 되고 기쁨을 느끼고
그러고 보면 그만큼 무지함을 알게 되고 …..
그러다 온생명을 발견하게 되고
온생명을 나의 관점으로 삼다보니까
녹색문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
…
저는 완전히 동감하는 것이
공부가 시간을 보내기 위한 최선책이라는 것!
그렇게 계속하다 보면 일생이 심심하지않다는 것!
그렇지만 쫓기면서 과제를 해결하듯이 공부하면 안되고
(그런 점에서 온생명공부모임 스케줄 빡빡합니다. - 불만사항)
자기(를 찾는) 공부를 해야 한다
궁극에는 (봄날님 질문처럼)
앎이 행동에 변화를 가져올 정도로 깊어지는 것이죠.
어쨌든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 정직해지는 것
이것을 앎의 첫단계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정직한 자세로 꾸준히 하다 보면
궁극의 단계에 이를 수도 있지만
이르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심심하지는 않을 것이다.
2. 인식주체
오솔길님께서 20년 전 과학과 메타 과학에는 토대론, 객관적 실재에 대한 믿음이 지금보다 높았다고 하시네요. (과메기 모임에서 문제가 제기되었던 부분이지요? ) 지금은 인식주체의 역사성을 인정하고 실재는 역사성을 가진 인식주체에 의해 구성되는 것이라는 쪽으로 더 나아가셨다고 해도 될까요?
세 가지 인식주체 : 나, 우리, 온우리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아마도 이것은 인식주체의 발전단계로 볼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궁극의 인식주체는 온우리일텐데요.
( ‘궁극’이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변신만화의 영향이죠.)
단지 이것이 앎을 분류해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부를 하는 개인의 자세 혹은 관점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내가 지금 어떠한 인식주체로서 책을 읽는지 성찰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나라는 인식주체를 고집하면서 책을 보면 곡해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3. 생명
물질, 생명, 의식의 진화적 구조보다는 생명의 내적 측면(의식)과 외적 측면(물질)이라는 구조를 보시겠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지난 겨울 온생명 작은 토론회 때와도 변화된 입장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게 하면 의식의 문제가 물질로부터 의식이 가능한가 하는 물질과 의식이 대립하는 형태로 제기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 말 그대로 굳아이디어인 듯.)
제가 주요하게 새겨 들었던 내용은 여기서 마치구요…
다른 분들은 다른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같이 나누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 이 글은 오솔길님의 강의를 듣고 제가 이해한 것을 바탕으로 제 식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강의를 전달하는 부분과 제 생각을 전하는 부분이 명확히 구분이 되는 글이 아니라 자칫 오해의 소지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되네요. 너무 따지지 마시고 재미로 읽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