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5일 7시 이음책방
2011.04.12 15:55
지난 토요일에는 공교롭게도 녹색문명 공부모임 발표가 겹치면서 저도 30분쯤 늦게 가고 좀 어수선하게 얘기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가닥을 잡았는데, 제가 이해한 대로 좀 적어 보겠습니다.
박인구님 제안대로 맨드비랑을 함께 읽거나 지금까지처럼 어느 한 권의 책을 정해 함께 읽어나가는 쪽보다는 시인처럼님 제안대로 각자가 자신의 연구 내지 공부의 진행상황을 알려주고 나누는 것이 더 좋지 않겠는가 하는 의견이 중심이 된 것 같습니다.
꿩 먹고 알 먹고가 되는 셈인데, 박인구님이 맨드비랑을 소개해 주시면서 맨드비랑과 온생명론의 연결점을 제시해 주신다면, 다른 사람들은 큰 고생 하지 않고도 맨드비랑도 알고 온생명론에 대한 연구도 한 걸음 더 나가는 셈이 되는 거겠죠.
저도 윅스퀼+오르테가 이 가세트+현상학+특히 기연적(enactive) 접근에 대해 체계적으로 더 가 보고 이 공부한 내용을 요약하거나 소개하거나 제가 막혀 있는 부분을 나누면서 도움을 요청하거나 그런 식으로 해 보려고 합니다.
다음 모임은 한 주가 채 안 되어 15일(금) 7시에 이음책방에서 모이기로 했습니다. 현재 예정으로는 해피쏭님, 그러게요님, 박인구님, 최도현님, 눈사람님, 시인처럼님, 그리고 김석진 선생님까지 7분, 아차차 저 자연도 포함하면 8명쯤 모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요즘 바쁘시지만 봄날님과 수수한님도 오신다면 10명이 되겠네요.
이번 모임은 곧 해외로 출국할 예정인 눈사람님의 환송 모임도 겸하게 될 것 같습니다. 말이 그렇지, 비행기 타고 멀리 떠난다는 게, 참... 그리고 자칫 하면 눈사람님이 귀국한 뒤에 온생명론 연구모임에서 빠질 수도 있다고 겁을 주셔서리... ㅠㅠ
모임의 내용은 가볍게 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해 나갈지 함께 얘기하고 자신의 연구주제를 간단히 소개하는 것이죠. 저는 약간 재탕의 느낌이지만... 온생명론 작은 토론회에서 발표한 것을 더 보완해서 v 0.99 베타버전으로 만들어 가도록 애써 볼 참입니다.
15일에 편안한 마음으로 만나요~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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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15 온생명공부모임후기
온생명공부모임이 다시 활기를 띠게 된 것 같네요.
자체집계 최다인원동원(2009년 12월부터 집계)!
수수한님도 잠깐 오셨으니
9분이나 참석한 대기록이 수립되었군요.
새로운 분도 오시고
그 동안 결석이 잦던 분도
자주 뵙게 되지 않을까 ….
기대가 됩니다.
모르긴 해도 그 동안
영어교재로 인한 스트레스가
상당히 컸던 것 같습니다.
역시 … 한국인은 한국말!
이번에는 대부분 가벼운 마음으로 참석만 했어요.
그래서 발표는 준비된 대타
자연님이 하셨는데요.
지난 온생명 작은토론회에서
발표하신 글을
다시 읽어보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지금까지 모임에서 발표된 글을
모임 후에 다시 본 일은 없었는데
이렇게 다시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발표자도 여유를 갖고 설명하고
또 듣는 사람은 찬찬히 읽어보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자연님의 기본질문은 “온생명의 인식/의식이 어떻게 가능한가?”이고
기본전략은 인식/의식이란 무엇인가? 을 인지과학의 입장에서 살펴본 다음, 그 중 기연적 접근이 가장 좋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기연적 접근의 논리를 보강하는 다른 이론으로 특히 윅스퀼의 둘레세계이론을 살펴보고, 이것을 온생명의 인식/의식과 연관짓는 작업을 하시는 것이죠. 그것은 대체로 다음의 논리를 따르는 것 같아요. 보생명이 둘레세계이다. 둘레세계는 기연적 접근에 따른 인식/의식이다. 따라서 낱생명과 그에 따른 보생명은 인식/의식을 구성하는 것이다.
이것은 제가 한번 읽어본 다음
추측을 해본 것입니다.
잘못된 점이 있으면 고쳐주세요.
이러한 이해를 전제로 했을 때
제가 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인용하신 장선생님의 글은 단순히 일원이측면론을 언급했다고 볼 수도 있는데, 이것이 계산주의나 연결주의와 같이 갈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2. 기연적 접근과 둘레세계의 논리로 낱생명의 인식/의식을 해명한 것을 넘어서, 그것이 온생명의 인식/의식을 해명할 수 있는 것으로 보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어떤가요? 이만하면 건설적인 비판이지요?)
그럼 더욱 정진하셔서
훌륭한 논문을 완성하시기를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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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1.04.21 08:20
멋진 정리와 건설적인(!) 비판 감사합니다. ^^
1. 계산주의나 연결주의가 온생명론과 배치되는 것은 아닐 것 같습니다. 다만, 기연적 접근이야말로 온생명론과 잘 어울리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 저의 작업가설인 셈입니다. 하지만 이미 그러게요님이 그건 아닌 것 같다고 모임 중에 비판을 하셨죠. 사실 윅스퀼의 둘레세계가 과연 보생명과 잘 맞아 떨어질 것인가 하는 것도 섣불리 말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 ㅠㅠ
2. 기연적 접근이나 둘레세계론 모두가 기본적인 관심은 인간이나 동물과 같은 생명체가 어떻게 인식 또는 의식을 갖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이와 대비하면 온생명론에서는 인식에 관한 각론이 생략되어 있거나 상세하게 다루어져 있지 않아서 뭔가 부족한 느낌인데, 처음부터 "온생명의 의식은 곧 인간이다."라는 유비에서 출발하기보다는 도대체 생명체의 인식이 어떻게 가능한가라는 근본적인 논의에서 출발하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인지과학 전체를 가져올 수도 그럴 필요도 없겠죠. 그래서 기연적 접근이 그 중에서 온생명의 인식을 다루기에 좋은 출발점이라고 가정해 보는 것입니다. 더 꼼꼼하게 살피다 보면 '어, 이 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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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2011.04.21 10:07
제가 말씀드린 내용은 그게 아니었는디요..전 어울릴듯한(?)이론들을 나란히 두고 비교할 때 그 차이점과 공통점, 그리고 서로 모순되지 않을때 차용할 수 있는 측면들을 명확하게 하는 게 좋겠다는 말이었습니다. 자유게시판에 부산에서 열릴 <핵발전바로알기> 강좌 공고 올리러 들어왔는디 흔적이 길어졌다는...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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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쏭
2011.04.21 22:13
우와~~
답변이당!
감사합니다.
그리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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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1.04.22 14:24
늘 멋진 정리의 달인, 해피쏭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사실 살아 있다는 게 뭐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닌 듯이 보이긴 해도, 결국 살아 남는 것 자체가 삶의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와중에 산다는 게 뭐지, 하고 물을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의식' 내지 '인식'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러게요님 언급처럼 둘을 비교할 때에는 무엇이 같거나 비슷하고 무엇이 다른지를 분명하게 해 주어야 할 텐데, 종종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 동상이몽인 경우도 많아서, 비교연구라는 방법이 썩 좋은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게요님의 비판이 언제나 큰 힘이 된다는 것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해피쏭님의 정리를 읽다 보면, 자주 느끼게 되는 게 있습니다. 제가 확실히 '잡다'해서 뭔가 버려야 할 것과 꼭 챙겨야 할 것을 구별하지 않는 안 좋은 습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해피쏭님의 정리가 명료하면서도 쟁점이 잘 부각되는 것은 핵심을 잘 찾아내시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저의 습성은 아주 오래된 것인데, 그 어떤 것도 버리지 못하는 우유부단함이 저의 강점이 되기도 하면서 동시에 약점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 좀 버리면서 살아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비가 아주 많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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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硏 自然
2011.04.25 13:47
다음 모임이 29일이죠? 장소는 이음책방인가요? 그러게요님과 제가 발표하기로 되어 있나요?
요즘 들어 기억이 더 가물가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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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song
2011.04.25 18:27
네 맞습니다.
장소는 별다른 말이 없었으니 이음책방이고
발표는 자연님과 그러게요님.
그 다음 모임은 도현씨와 해피쏭
그 다음 다음 모임은 박인구님.
여기까지 정했어요. ^o^
넹? 저는 이번에 참석 못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죄송.
박인구님의 맨드비랑 얘기를 못듣는 게 매우 아쉽지만서도.
그나저나 도현씨를 위한 환'영'모임을 해야하는 거 아닌가요?
안나가는 걸로 박인구님이랑 합의봤다는데.. ^^;